[원더풀 시니어] (238) 단 한번뿐인 내 인생인데
[원더풀 시니어] (238) 단 한번뿐인 내 인생인데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3.10.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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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pixabay

살다보면 알게 돼/일러주지 않아도/너나 나나 모두 다 어리석다는 것을/살다보면 알게 돼/알면 웃음이 나지/우리 모두 얼마나 바보처럼 사는지/잠시 왔다가는 인생/잠시 머물다갈 세상/백년도 힘든 것을/천년을 살 것처럼/살다보면 알게 돼/버린다는 의미를/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띠리 띠리띠리띠리 띠리 띠리띠리/띠리 띠리띠리띠리 띠리띠리 띠리띠리 살다보면 알게 돼/알고 싶지 않아도/너나 나나 모두 다 미련하다는 것을/살다보면 알게 돼/알면 이미 늦어도/그런대로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잠시 스쳐가는 청춘/훌쩍 가버리는 세월/백년도 힘든 것을/천년을 살 것처럼... 나훈아의 ‘공(空)’의 노랫말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푸른 잎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고 예쁜 꽃도 언젠가는 떨어진다. 영웅호걸도 절세가인도 세월 따라 간다. 단 한번뿐인 내 인생이다. 그래서 아등바등 사는 게 아니라 즐겁게 살아야하고, 그럭저럭 사는 게 아니라 재미지게 살아야 한다. 나중에 잘 살겠다고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을 것처럼 일만하다가 건강을 잃어버린 다음 모운 돈 병원과 약방에다 몽땅 가져다주는 어리석은 인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시간이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의 힘겨운 삶도 분명 한때는 재미있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흐르는 세월 막지 못해 늙은 부모 되었고 돈이면 해결된다는 편한 생각에 요양원으로 보내면서 부모의 슬픈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자식이 얼마나 될까?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자식들 앞에서 애써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 굳어진 얼굴에 미소 띠우며 걱정하지 말라는 그 말이 가슴에 닿았을까? 다시 걸어서 나올 수 없는 마지막 길임을 본인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 길은 대부분 노년의 길이다.

권력, 재물에 연연하지 말자.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이웃도 하나 둘 떠나가고, 남은 이웃마저 세상과 멀어져 간다. 이별이 많아져 가는 인생길에 서로서로 안부라도 전하며 마음 함께하는 동행자로 쓸쓸하지 않은 나날들이 되어야 한다. 걱정이나 괴로움은 오직 마음가짐에서 오는 것이다. 지나가는 세월 앞에서는 잘난 자도 못난 자도 없다. 아무리 잘 생겼다고 자랑해도 늙으면 봐줄 사람 없고 돈 많다고 자랑해도 늙으면 소용없고 건강하다고 자랑해도 늙으면 소용없다. 어디쯤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인생길. 어제도 오늘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세월은 나를 데리고 그저 앞만 보고 간다. 고장도 없이 잘도 가지만 우리 몸은 세월이 갈수록 이곳저곳 고장 난다.

욕심과 고집을 버리고 오늘 하루도 흐르는 세월 따라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 만들자. 우리 모두 걸어온 길 잘 모르듯이 가는 길도 잘 모른다. 매순간 아깝지 않게 후회 없이 살자.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인생, 돈이 많든 적든, 명성이 높든 낮든 누구에게나 공평한 단한 번의 인생이다. 아무리 건강해도 세월을 못 당하고 늙으면 죽는다. 지나버린 세월은 되돌릴 수도 없다. 돈 많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다.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자신의 삶이 소중하다. 시간은 지나갈 뿐이다. 바로 지금의 이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