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가 나타났다!”
“빈대가 나타났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11.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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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빈대와의 전쟁 중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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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파리의 고속열차와 학교 등지에 나타나 프랑스를 떨게 만든 빈대가 어느새 한국에 상륙했다.

인천의 찜질방과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난 10월 초에 발견된 빈대는 그새 수도 서울을 점령하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기숙사, 모텔, 찜질방과 고시원, 쪽방촌 등지를 중심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개 자치구에서 빈대 출몰이 확인되고 있으며 특히 용산구가 가장 피해가 심하다.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운다”, “빈대 붙는다”는 속담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빈대는 과거에 엄청나게 피해가 많은 해충이었다. 70년대 들어서 DDT 소독과 소독차에 의한 거리 방역 등이 행해지고 개인 및 공중위생이 개선되면서 빈대 청정국이 됐다. 세계화로 지구촌이 하나가 되면서 외국인의 출입과 해외여행자가 증가하자 관광업소와 숙박지를 중심으로 다시 빈대가 출몰하고 있다.

빈대(bedbug)는 노린재목의 빈대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세계적으로 23종 75속이 분포되어 있다. 다른 곤충과는 다르게 꽃의 화분이나 수액을 먹지 않으며 동물의 피만 먹고 살며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숨어 산다. 번식률이 높고 밤에만 활동한다. 벼룩과 모기처럼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기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관리 대상 해충은 아니지만, 인체 흡혈로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 및 이차적 피부감염증을 유발하는 등 불편을 주는 해충이다.

집이나 숙박업소 등지에서 빈대를 확인하려면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침구류 등 틈새와 배설물 같은 흔적이나 노린내, 곰팡내가 나는 곳을 살펴봐야 한다. 빈대에게 물리면 물과 비누로 먼저 씻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서 처방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빈대는 열에는 약하다. 50℃ 이상의 고온에서 완전히 박멸된다.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해야 하며, 전문 방역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정부는 31일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를 소집하여 대책 회의를 수립하고 공동 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관리 및 방제 방안을 공유하고 빈대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