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양성의 이해 폭 넓혀가
친목도 도모하고 삶의 철학도 배워
대구광역시 동구 금호강변로 360에 있는 안심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오른편에는 넓은 율하 체육공원이 있고, 앞쪽으로 원시림처럼 보이는 수많은 버드나무 숲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금호강을 바라보고 있다. 2월 16일 금요일 오후 1시 30분에서 3시 30분까지 3층 세미나실에서는 독서회 회원 10여 명이 열심히 원서와 씨름하고 있었다.
독서동아리 이름은 ‘런런(Learn & Run) 독서회’이다. 매주 금요일 주 1회 모여 영어 원서를 읽고, 토론을 통하여 문화 다양성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라 했다. 독서회의 회장은 이두호(62, 대구시 동구 공산동) 씨가 맡고 있으며, 현재 기준으로 회원 수는 15명이다. 연령대는 40대에서 70대 사이에 걸쳐있으며, 남녀의 비율은 비슷한 것으로 보였다. 이 회장은 “모두가 어려워하며 한 발짝 들여놓기 힘들어하는 영어책 읽기를 부족한 대로 어색한 대로 서로서로 도와가며 있는 그대로 함께할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책의 제목을 보니 ‘Wonder’라고 적혀있다. 10년 전인 2014년에 출판되었는데, 당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였다고 책 표지에 적혀있다. R.J. Palacio가 쓴 소설 'Wonder'의 줄거리를 잠깐 알아보자.
소설은 기형아인 '오거스트 풀먼'이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얼굴에 선천적인 변형이 있어 보기에는 다소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특별한 아이이다. 책에서는 그의 학교생활, 가족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상호 작용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다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다양한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도 차별과 편견에 직면하게 된다. 주요 주제 중 하나는 다양성과 이를 향한 이해와 수용이다. 자기 얼굴이 이상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아름다움과 용기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경험하며, 독자들에게 우정, 자신을 받아들임, 동질감 등에 대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첫해인 2023년에 독파한 원서는 1949년 미국 뉴저지 출생의 동화작가인 앤드류 클레먼츠가 쓴 ‘Frindle’과 뉴베리 메달 수상 작가인 케이트 디카밀로의 대표작인 ‘Because of Winn-Dixie’였다고 말했다. 뉴베리상은 미국 아동문학 최고의 상으로 꼽히며, 1922년부터 매해 한 명에게 수상하고 있다.
회원인 이태억(69, 대구 동구 율하동) 씨는 독서회 참가를 통하여, “중·고등학교에서 6년 동안 영어를 배웠지만, 말 한마디 또렷이 못 하는 게 항상 부끄러웠다. 늦게나마 외국인과 만나서 몇 마디라도 나눌 수 있는 대화 능력을 기르고 싶었다. 평소 꾸준히 대화 공부를 하고 원서 독해를 통하여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소망을 털어놓았다. 바쁜 생업에도 짬을 내어 참석한다는 다른 회원은 “회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관심, 회원들과의 대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현재까지 2년째 지속하여 독서회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닐까?”라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동호회에는 영문학 전공자로서 미 8군에서 D.J. 경력이 있고,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중고등학교에서 영어 지도 경험이 있는 정경남 선생이 맡고 있었다. 지역 사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결성된 영어독서동아리는 주민들의 웰빙에 기여할 것이라 밝히며, 멘토로서 몇 가지 교육 방침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첫째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청소년 문학을 읽고 토론하면서 다양한 문화화 배경, 살아있는 영어 어순, 감정표현법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스스로 영어를 구사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둘째로, 줄거리 전개를 통해서 느끼는 감동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영감을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아리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읽고 해석하고 발제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세대를 아울러 서로의 지혜를 배웁니다.”
이날의 소제목은 ‘친절을 선택하라’였다. 책 속의 문장을 그대로 옭기면 다음과 같다.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being right or being kind, choose kind.”
번역하면 이렇다. “옭은 것과 친절함 사이에서 선택하게 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
동아리의 목적처럼 책을 다 읽고 난 후, 회원들이 돌아가며 이번 주 해석의 중심 내용인 ‘precept(원칙, 계율, 모토)’ 등을 말하고, 올바름과 친절함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회원들의 모습에서는 열정과 활력이 느껴졌다.
신체적 취미 활동은 물론이고 영어를 통하여 지적 취미 활동에 힘쓰는 동호회 회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 안심도서관에서는 여러 개의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해진 요일에 만나는 ‘화요독서회’와 ‘일요독서회’, 정해진 주제가 있는 ‘어쩌다, 고전 독서회’와 ‘힐링아트 독서회’, 신중년 대상인 ‘힐링독서회’, 주부가 대상인 ‘우아한 독서회’와 ‘삼인칭독서회’ 그리고 시 감상과 창작을 통한 문학탐구를 하는 ‘the poem 독서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에게 문의할 수 있다. (전화: 053-980-2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