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임에서 나이가 많은 노인이 퀴즈를 냈는데 "우리 나이가 어떤 나이냐?" 라는 느닷없는 질문에 모두들 무슨 말이 이어질지 기다리고 있었다. 엉뚱하게도 "미움 받을 나이"라고 했다니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의미 있는 말이다. 배우자, 자식, 이웃, 친구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 받지 않고 살려고 애써야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되면 건망증이 있고 행동이 굼뜨고 약하고 소심하며 자기방식에 갇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중심성과 폐쇄성이 강해지고 활동성이 감퇴하면서 고독감을 느끼고 고집과 이기심이 늘어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나이에 근거한 부정적 편견으로 나이든 성인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노인은 미움 받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도 언제나 밝은 얼굴 선한 인상으로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만히 있어도 화난모습이나 성난 표정으로 상대방에게 불안한 느낌을 주는 얼굴도 있다. 불평하는 사람은 감사할 일에도 작은 불평을 하고 항상 감사하는 사람은 불평할일도 감사한다. 결국 불평도 습관이요 감사도 습관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베푸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관리한다면 미움 받지 않고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겠지만 반대로 불평하고 의심하고 집착함은 우리를 흉한 모습으로 늙어가게 한다.
심리학을 전공한 어느 교수가 노인복지관을 순회하며 ‘추한노인 멋진 노인’이란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간추려본다. 미움 받지 않는 노인이 되려면 우선 냄새나는 노인이 되지 말자고 했다. 흔히 하는 말로 가장 싫은 노인의 3대 악취는 입에서 나는 구취, 몸에서 나는 체취, 옷에서 나는 의취다. 양치질과 목욕하기에 개을러서 안 되겠고 옷은 자주 갈아입어서 냄새나지 않는 노인이 되도록 자기 몸 관리에 태만하지말자는 이야기다. 둘째, 잘난체하는 노인이 되지 말자. 늙어갈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라는 말이 있듯이 어디서나 이야기를 독점하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노인이 되지 말자. 셋째,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자기지위, 재산, 자식자랑, 고위층과의 친분, 등을 서슴없이 또는 은연중 자랑하는 노인이 되기 쉬운데 자랑 잘하는 노인이 되지 말자고 했다.
또한 멋진 노인으로 살려면 첫째, 늙어갈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 나누고 베푸는 노인으로 소액일지라도 남을 위해 돈을 자주 쓸 줄 아는 노인이 되자는 것이다. 둘째, 친절하고 배려하는 노인, 셋째, 늙을수록 나태해지기 쉬운데 될수록 많이 걷고 움직이며 마음이 늙지 않게 젊은 사람들보다 더 다듬고 언행을 무겁게 하여 자기관리를 잘하고 멋을 낼 줄 아는 건강하고 깔끔한 노인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는 만큼 늙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모두 세월을 인정하고 우아하게 늙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노화는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정 이지만 얼굴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 왔느냐를 말해 준다.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아름다운 황혼을 만들 수도 있다. 비울수록 행복해 진다. 만족할 줄 알면 인생이 즐거운데 탐욕은 끝이 없어 노탐 노욕이 인생을 망친다. 늙을수록 감사 할 것들이 많아야 한다. 내 몸 내 맘대로 움직이며 따뜻한 햇살을 보고,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