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노화] (3) 장수 첫 열쇠를 챙기자
[건강 노화] (3) 장수 첫 열쇠를 챙기자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08.01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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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열쇠 신체 건강을 위한 나머지 요소는
- 건강 식생활, 수면 관리, 금연, 음주 관리와 건강 검진 등 포함
- 장수(건강 노화)에 필요한 첫 열쇠를 챙기자
- 영양학 전문가가 들려주는 건강 식생활 이야기

신체 건강이 첫 번째 열쇠

※ [건강 노화] 시리즈 중 (2)회 기사에서는 장수 연구의 첨병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임무와 창립 50주년을 소개했고, 장수의 비밀을 풀기 위한 첫 번째 열쇠는 신체 활동으로, 신체 활동 없이는 장수도 없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운동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운동학 전문가가 들려주는 지구력, 근력, 균형, 유연성 네 가지 유형의 운동에 대한 팁을 제시하였고, 마지막으로 시니어에게 적합한 걸음수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번 기사 (3)에서는 신체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 중 나머지에 해당하는 건강 식생활, 수면 관리, 금연, 음주 관리와 건강 검진 등에 대하여 제시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영양학 전문가가 해주는 건강 식생활 이야기를 들어본다. 

 

◆ 건강 식생활(Healthy Eating)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명한 식사 선택은 건강 문제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뇌 기능 개선에도 이득이 된다. 운동과 마찬가지로, 잘 먹는 것은 단지 체중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 성장에 따라 주위에는 종류도 많은 여러 음식이 넘쳐난다. 시니어들이 예전에 겪었을지도 모를 보릿고개 시절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 됐다. 주변에 먹을 것이 넘쳐나 무엇을 먹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일반적 건강 식이 지침은 여러 가지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좋은 지방, 그리고 저지방 단백질을 포함한 식단을 제안하고 있다.

건강 노화를 위하여 여러가지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건강 노화를 위하여 여러 가지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신선한 농산물, 통곡물, 좋은 지방을 포함하고, 육식 중심의 식사보다는 적당한 유제품과 생선이 더 많은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다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2021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철저히 따르는 사람들이 급성 심장 사망의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지중해식 식단이나 MIND 다이어트의 한두 가지 요소를 채택하여 식생활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게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식단의 일부를 일상 식습관에서 실천하는 것 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자주 편두통을 앓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연구는 채소 기름을 줄이고 지방이 많은 생선을 많이 섭취하여 편두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약 천명의 노인을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녹색 채소 섭취가 인지 저하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건강한 식생활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식단을 일찍 바꾸면 바꿀수록 노년기의 웰빙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는 강조한다. MIND 식이요법을 비롯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 있는 '영양학 전문가가 해주는 건강 식단 이야기'에서 들어본다.  

 

◆좋은 수면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고 기운을 끌어놀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보통 7~9 시간 정도이지만, 종종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할 수 있다. 질병으로 아프거나 통증이 있으면 잠을 자기가 더 어려워지고, 어떤 약은 잠을 방해할 수도 있다. 질 좋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보통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며 기억력이 안 좋아지고, 낙상이나 다른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잠이 안온다고 무턱대고 수면 보조제를 먹어서도 안된다. 50세 이상 시니어 대상 연구에서는 수면 보조제 남용이나 오용에 대한 위험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수면의 질은 기억력과 우리의 일상 기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65세 이상 성인 대상 연구에서는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 해결과 집중에서 좋은 수면을 한 사람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약 8천 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 데이터 분석 결과, 50대와 60대에서 매일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부족한 수면이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된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 단백질의 축적과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2021년에 수행된 좀 더 일반적 연구에서는 수면이 좋지 않고 자주 낮잠을 자는 노인들이 향후 5년 이내에 사망할 위험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좋은 수면을 취하면 인슐린 저항성, 심장병, 비만의 비율이 낮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수면이 창의성과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나타났다.

그럼, 더 나은 수면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게 있을까.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에서 권고하는 건강한 수면 팁을 알아보자. 먼저,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늦은 낮 시간에 낮잠을 자는 것은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므로 안 좋다. 운동도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잠자기 직전에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 명상과 같은 행동적 개입도 수면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여준다.

 

◆금연

아무리 오랫동안 담배를 피웠더라도, 예를 들어 60이 넘었을지라도, 수십 년간 담배를 피운 경우에도 금연하면 건강이 개선된다고 연구 결과는 확인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담배를 끊으면 암, 심장마비, 뇌졸중, 폐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고,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미각과 후각이 좋아지고, 운동 능력이 증가한다고 나타났다. 

55세에서 74세 사이의 남성과, 60세에서 74세 사이의 여성 중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6년 추적 조사 기간 내에 사망할 확률이 3배 더 높다는 결과도 연구에서 발견됐다.

담배를 끊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다. 니코틴이라는 강한 중독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금연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지만, 주요 어려움으로 니코틴 중독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한 의지가 필요하며 극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특정 상황이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습관화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심리적 습관을 바꾸는 것도 어렵다. 주변 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어떤 친구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두통이 있다고 하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금연에 성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금연이 건강에 많은 잇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다. 금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지원과 전략을 활용하는 것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유익할 수 있다. 금연 보조제를 사용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지 행동 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로 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바꾸고 스트레스와 유혹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면 금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 요가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금연 욕구를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금연 진행 상황을 기록하고 자신의 성공과 도전 과제를 기록하는 것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금연을 결심한 시니어에게

금연은 건강을 되찾고 장수를 향한 첫 걸음입니다. 담배를 끊는 것은 단순히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길입니다. 금연을 통해 심장병, 암,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고, 좀더 나아가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찬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길일 수 있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가며 자신을 격려하세요. 조그마한 노력이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오고, 더욱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당신의 용기와 결단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세요. 당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여정에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금연을 결심한 시니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음주 관리

모든 성인과 마찬가지로 시니어도 알코홀 섭취를 피하거나 제한해야 한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및 신체적 변화를 일으켜, 시니어가 알코홀 남용 및 오용에 더 취약하고 알코홀 섭취로 인한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알코홀 의존증이나 과도한 음주는 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또 다른 산하 기관인 '국립 알코홀 남용 및 알코홀 중독 연구소(NIAAA: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의 광범위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노인들의 알코홀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연구에서는 또한 알코홀 의존 남성과 여성의 특정 뇌 영역에서 조기 노화의 징후가 나타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또한, 오랜 기간의 과도한 음주는 노인의 심장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알코홀 사용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면 심장 건강을 개선하고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가속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기 검진

정기적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은 건강 노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몇 년 전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 건강 검진을 받으면 만성 질환이 일찍 발견될 수 있으며,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와 같은 질병의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정기적 검진을 받은 사람의 삶의 질과 건강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실험실 검사, 영상 검사 및 유사한 생물학적 검사를 개발하고 개선하여 노화 관련 질병의 징후를 발견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몸의 세포와 분자의 유해한 변화가 질병 증상이 나타나기 수 년 전에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를 탐지하는 검사를 함으로써 의료 전문가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어 건강 결과를 개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기적 건강 검진과 기타 검사를 위해 병원을 자주 방문하는 것이 의학 발전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검진으로 당뇨병, 암, 심혈관 질환과 같이 본인도 모르는 질병과 상태를 발견할 수 있다. 증상이 있을 때가 되어 병원을 찾는 것은, 질병을 치료하기 쉬운 초기 단계에서 발견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정기적 건강 검진은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시기를 몇 달 또는 몇 년 앞당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영양학자가 들려주는 건강 식생활 이야기

건강 노화를 위한 건강 식생활에 대해서는 기자보다는 관련 분야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영양학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는 최신 연구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신빙성있는 정보를 통해 건강 식생활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전문가는 필요한 모든 영양소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이들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식품과 영양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전문가는 최신 정보를 통해 발견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사실을 반영한 조언을 제공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본 기사에서도 영양학자에게 건강 식생활에 대한 궁금한 점에 대하여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어본다. 조언을 해준 영양학 전문가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영양과학(Nutritional Science)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휴스턴 소재 베일러(Baylor) 의대 분자 및 세포 생물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전희진 박사이다. 프로필은 이 코너 뒷 부분에 게재한다. 

 

- 먼저 건강 노화 혹은 장수(longevity)에 관련되는 영양학 분야의 쉬운 얘기부터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매년 미국 뉴스 & 월드 리포트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식단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뉴스 & 월드 리포트에서는 매년 영양학자, 의사, 식이 요법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진 평가단을 구성하여 최고의 식단을 발표하는데, 30가지 식단 중 1위를 차지한 식단이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도 많이 들어왔던 이름인데요. 바로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7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식단입니다. 평가 항목으로 ㆍ영양, ㆍ건강, ㆍ장기적 실천 가능성, ㆍ과학적 증거 기반의 효율성 등에 대하여 평가했습니다. 

지중해 식단은 건강한 식습관, 당뇨, 심장 질환 등에 대한 예방 효과를 비롯하여 체중 감량 효과, 안전성, 지속 가능성까지 인정 받은 식단입니다. 이번 선정에서 지중해 식단이 '가장 따라하기 쉬운 식단'  1위에 꼽힌 점이 특이합니다. 

 

- 지중해 식단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지중해 식단의 특징은 오렌지, 포도, 사과, 베리류와 같은 신선한 과일과 토마토, 오이, 브로콜리, 가지와 호박 같은 채소, 현미, 귀리, 퀴노아, 통밀 같은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풍부한 통곡물, 아몬드, 호두, 캐슈넛과 같은 불포화 지방과 단백질 공급원인 견과류, 자주 먹는 씨앗류, 콩류, 올리브유, 생선과 해산물, 적당량의 육류 및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올리브유가 지중해 식단의 주요 지방 공급원으로, 건강한 단일불포화지방이 풍부합니다.

2023년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올리브 오일이 풍부한 지중해 식단을 따르는 것이 심장병 위험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또한 밝혔습니다. 이 식단의 항염증 및 항산화 특성이 노화와 장수에 미치는 이로운 영향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과 그리스 아테네 의대가 공동으로 얼마 전 수행한 연구에서도 지중해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의 전체 사망율이 25% 낮았고, 특별히 심혈관 질병과 암으로 인한 사망율이 낮았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 지중해 식단 외에 다른 건강 식단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중해 식단에 이어 올해 식단 2위에는 고혈압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대시(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이 차지했습니다. 전곡류, 저지방 단백질 및 유제품, 채소, 과일, 견과류의 섭취는 늘리고 포화지방, 염분의 섭취는 줄이는 저염식 식단으로 혈압 수치를 낮추는 식이 접근법입니다. DASH 식단을 연구한 결과들은 이 식단이 혈압을 낮출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고, 제2형 당뇨병과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몇 년 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지원한 DASH 식단의 장기적 건강 효과를 조사한 연구에서 DASH 식단을 따르는 중장년층이 심혈관 질환, 뇌졸중, 암의 위험이 크게 줄었으며, 전체 사망률도 감소했다고 나타났습니다. 

DASH 식단은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생각됩니다.

 

- 채식이 장수에 도움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영양학적 근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에서 미국 뉴스 & 월드 리포트 최고의 식단을 얘기했는데요. 여기서 최고의 식물성 식단에는 일상에서 유연하게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단’이 선정됐습니다. 저도 많이 들어본 식단은 아닌데, 채식 중심이지만 가끔 소량의 육류와 생선을 포함하고,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콩류, 두부 등을 주로 섭취합니다. 체중 관리,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3년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게재된 연구는 50세 이상 약 1만 명 이상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입니다. 연구진은 14가지 주요 세포 바이오마커를 고려한 새로 개발된 생물학적 노화 측정법을 사용해 참가자 표본 내에서 느림, 중간, 높음의 세 가지 노화 궤적을 식별하여, 과일, 채소, 콩류 등 전체 식물 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동물성 제품과 초가공 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천천히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건강한 식물 기반 식단을 따른 사람들이 가속화된 노화와 사망 위험이 더 낮았습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vegetarian)가 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유연한 채식주의 식단으로, 주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지만 필요할 때는 동물성 식품도 소량 포함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 건강한 노화를 위하여 권고되는 또 다른 식단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건강한 노화를 지원할 수 있는 또 다른 식단으로 지중해식 식단과 DASH를 결합한 마인드(MIND) 식이요법이 있습니다. MIND 제일 앞의 M은 지중해식(Mediterranean)을 나타내고, 마지막 D는 딜레이(delay) 즉, 지연을 의미합니다. 지중해식 식단과 심혈관 질환 예방 식단으로 기억력이나 신경기능 저하를 늦추자는 뜻의 영어 약자 조합으로 볼수 있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 기능이 감소하는 게 자연의 이치겠지요. 그래서 이를 식이요법을 통해 체내 염증을 줄이고, 뇌혈류를 늘리는 식사를 함으로서 접근해보자 개발되었습니다. MIND 식단을 철저히 따르는 사람들이 다른 식사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보다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더 좋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발견됐습니다. 알츠하이머 및 기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 식단에서는 시금치, 케일, 상추와 같은 잎채소와 당근, 브로콜리와 같은 채소, 베리류, 견과류, 통곡물, 생선, 올리브유를 강조하고, 특히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블랙베리, 블루베리, 딸기, 랍스베리와 같은 베리류 포함을 강조합니다. 베리류 과일은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 C와 K,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으로, 우리 몸의 대장에 있는 좋은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이 조금 늦었습니다만, 한국의 전통 식단도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영양학적 근거가 궁금합니다.

▶다양한 맛과 영양소를 포함한 전통적 한국 요리인 'K-푸드'가 건강에 좋은 이유가 많이 있겠지요. 먼저 우리 전통 식품에는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발효 식품이 많이 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익한 미생물과 효소가 소화와 장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우리 몸에 이로운 것이겠지요. 또한 한 끼 식사에 여러 가지 반찬이 제공되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채소, 해조류, 콩류, 생선 등으로 이루어진 밥상이니까요.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요리법이 많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빔밥, 쌈, 나물 등이 있겠지요. 육류보다 생선, 두부, 콩류 등을 많이 사용하여 저지방이면서 고단백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모두 얘기하려면 많은데, 줄여서 조금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치, 고추, 마늘 등 K-푸드에 자주 사용되는 재료들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고, 심혈관 건강에 좋은 생선, 채소 중심의 저칼로리 식단으로 살이 잘 찌지 않고, 여러 가지 반찬으로 과식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겠지요. 마늘 등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되고, 김치에도 비타민 C와 같은 면역력 증진에 좋은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소식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칼로리 제한의 수명 연장 효과에 대하여는 그간 논란이 있었습니다. 물론 동물 연구를 통해서는 저 칼로리로의 식단 변화가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가 많이 있었습니다. 2023년 컬럼비아대학교 메일먼 공중보건대학 대니얼 벨스키 교수 연구팀은 무작위 대조 실험을 통해 2년 동안 25%의 칼로리 제한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혈액 DNA 메틸화 마커를 통해 측정한 결과, 노화 속도가 2~3% 감소하여 사망 위험이 10~15% 감소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2023년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됐습니다. 동물 아닌 인간 대상 실험에서 처음으로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식단으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간헐적 단식의 수명 연장 효과에 대한 영양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겠죠.

 

-한국인에게 매일 필요한 평균 칼로리는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인 1일 칼로리 섭취 기준을 '중간 활동 수준'에서 말씀드리면, 남자 50세~64세는 약 2,200~2,400 kcal이고 여자인 경우는 약 1,800~2,000kcal로 돼 있습니다. 65세 이상 남성은 약 2,000~2,200kcal, 여성은 약 1,600~1,800cal입니다. 이 권장량은 중간 활동 기준입니다. 신체 활동 수준에 따라 필요 칼로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 지침으로만 얘기하는 것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는 열량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앞에서 말하지 않은 다른 장수 관련 연구 결과를 간단히 소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식단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린 사람들이 전체 사망률이 20% 감소됐다는 몇 년 전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 결과가 있고요. 이 보다 전에 하버드 공중보건대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통곡물 섭취량이 많은 사람들이 전체 사망률에서 17% 낮으며, 특히 심혈관 질환 사망율은 20%로 낮아졌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런 류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과일, 채소, 통곡물, 좋은 지방, 그리고 저염식의 균형잡인 식단이 장수에 크다란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 식이요법이 모든 성인의 건강 유지와 수명 연장에 적잖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에서 제시한 건강 식단 권고 사항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네. 물론 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자료는 제가 보지를 못하였구요. 여러 가지 관심사에 대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제가 검토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하여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우선은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 예방을 위하여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매일 과일, 채소, 곡물, 단백질과 유제품을 포함하는 다양한 음식 섭취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설탕, 포화 지방과 나트륨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식품 구입할 때 부착되어 있는 영양 표시 라벨을 잘 읽어보고, 포화 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과 식이 섬유와 같은 성분 표시 함량에 유의할 것을 추천합니다. 하루에 본인이 섭취하는 칼로리를 알아야 하고, 식단에 대한 일지 작성도 권고합니다. 

 

-시니어의 건강 노화 혹은 장수에 도움되는 주요 영양성분 10가지만 추천드립니다.

▶제일 먼저 생선, 달걀, 콩류, 두부, 견과류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입니다. 근육량 유지와 면역 기능을 위하여 필요합니다. 다음 칼슘입니다. 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필요하죠. 이를 위하여 우유,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 녹색 채소, 아몬드 우유나 두유 같은 강화 식물성 음료도 좋습니다. 다음으로 뼈 건강과 면역 기능을 지원하고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입니다. 그리고 신경 기능과 적혈구 생성을 위한 비타민 B12가 있구요. 심장과 뇌 기능 유지에 도움되는 오메가-3 지방산, 장 건강 개선과 심장병 및 당뇨병 위험을 줄여주는 식이섬유, 근육과 신경 기능을 지원하고 뼈 건강에 도움되는 마그네슘,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K, 항산화 작용을 통해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 감소에 도움되는 폴리페놀, 마지막으로 세포 손상 염증을 줄여주는 항산화 영양소로 선정하겠습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영양성분은 건강한 노화와 장수를 지원하며, 다양한 식품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영양 계획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시니어에게 건강 식생활에 대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박사 과정 재학 시 주요 연구 주제였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건강에 좋은 이유를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을 말하며, 시니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섬유질을 분해하여 단쇄지방산(SCFAs: short-chain fatty acids)을 생성하는데, 장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나이가 들면 소화 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데,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군집은 소화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 시스템과 상호작용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은 감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염증 예방에 도움을 주어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병(예를 들어, 관절염, 심혈관 질환)도 늦추는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로, 장내 미생물은 뇌와 연결되어 있어 '장-뇌 축(Gut-Brain Axis)'을 형성합니다. 장과 뇌가 상호작용하는 경로로,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지는 신경학적 및 생화학적 연결 고리를 의미합니다. 그 연결 고리를 통하여 감정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울증, 불안 등의 정신 건강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인지 기능 저하와 정신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또한 혈당 조절, 지방 대사 등에 영향을 미쳐 대사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대사 건강은 노인에게 중요한 요소로, 당뇨병, 비만 등의 질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시니어 건강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건강 식이요법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 됩니다. 발효식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장 건강을 증진시키고, 면역력 강화, 항염 효과, 정신 건강 개선 등 여러 면에서 시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기 위한 식단을 실천하는 것은 장수와 건강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보입니다.

영양학자 전희진 박사 프로필

영양과학자 전희진 박사
영양학자 전희진 박사

전희진 박사는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같은 대학 대학원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하여 식품영양학으로 이학 석사를 받았다. 미국 조지아대 영양과학(Nutritional Science)과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분야로는 영양 생물학, 영양 생리학, 영양 생화학, 분자 영양학, 개인 영양학, 세포 생물학, 면역학, 마이크로바이옴 등이 있다.

이전에는 인간 건강에서 바이오액티브 식품 성분과 기능성 식품의 이로운 역할을 규명하고 만성 질병에서 그 동작 메커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피그 모델을 이용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에서의 대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와 장뇌축(gut-brain axis)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 미국 휴스턴에 있는 베일러(Baylor) 의대 분자 및 세포 생물학과에서 세포 혹은 동물을 이용하여 암 세포 메커니즘을 밝히고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장수에 필요한 첫 열쇠를 챙기자!

건강 시리즈(1)~(3) 기사를 통하여 건강 노화 혹은 장수에 필요한 첫 번째 요소가 신체 건강임을 알았다. 신체 건강을 이루는 구성 요소로는 신체 운동, 건강 식생활, 수면 관리, 금연, 음주 관리와 건강 검진이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건강 식생활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하여 도움이 될 만한 영양학 전문가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장수의 비밀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하여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노화 생물학에 대한 새로운 단서들의 베일을 하나씩 벗기고 있다. 이런 결과들에서 밝히고 있는 조언이나 행동 지침을 따르는 것이 장수의 비결, 즉 장수를 위한 열쇠를 거머쥐는 것일 것이다. 장수를 위한 첫 번째 '신체 건강을 위한 열쇠'를 찾았으니 그 열쇠를 챙기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간단하고 쉽게 말하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 하자, 그리고 흡연, 과음과 같은 건강에 나쁜 습관을 버리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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