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2024년 8월 6일 입국했다. 이들은 필리핀 직업훈련원에서 78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고 정부인증 자격증을 취득한 24세-32세의 가사관리사로,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의사를 소통할 수 있으며, 건강검진은 물론이고 마약, 범죄 이력 등의 신원 검증도 거쳤다. 가사관리사는 7개월간 우리나라에 거주하며 9월 3일 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여, 2025년 2월에 마무리 한다. 우리나라에서 12세 이하의 자녀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가정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은 하루 8시간 근무에 비용은 238만원이다. 서민 가정은 부담이 만만찮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157가구 중 강남 22곳, 서초16곳, 송파15곳 등 강남 3구가 53곳으로 전체의 33.8%를 차지했다. 희망 가정이 강남권에 집중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가사관리사는 주로 아이 돌봄 관리 업무를 하고 성인을 위한 음식 조리나, 쓰레기 분리 배출 등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가사관리사들은 61%가 대학을 졸업했고 영어가 유창하기에 자녀의 영어 교육에 유독 관심이 많은 것 같다. 32세의 가사관리사는 인터뷰에서 "저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는데 돈을 벌어서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한다"고 우리말로 똑똑하게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대졸자 평균 초임이 1만 8943페소(약 45만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고물가를 고려해도 여기서 번 돈으로 대학원 갈 돈은 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사관리사의 본격 업무가 시작 되면 영어 잘 하는 선생님으로 모셔 가려는 가정이 많을 것으로 에상하고 있다. 저출생 해결을 위한 돌봄 위주로 도입된 제도가 자칫 영어 선생님 사업으로 변질 되어 강남의 또는 서울의 전유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에 정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희망 가구가 많을 경우에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배우자 들을 가사관리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별도 비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가사관리사는 E-9비자를 발급 받아 입국한 형태인데, 외국인 유학생 비자(D-2, D-10)나 외국인 근로자의 배우자(F-3)등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사람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가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가를 검토 중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6월 발표한 저출산 대책에 외국인 유학생 등에게 가사 돌봄을 허용하는 시범사업을 5000명 규모로 추진하는 내용을 담았다. 저출산위 관게자는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과 합동 회의를 열어 가사 교육, 한국어 능력을 갖춘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가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법무부에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별도 비자를 신설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