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장 이무열) 30명은 지난 9월 5, 6일 충청북도 청주시 일원에서 열린 제24회 한국문화관광 해설사 전국대회에 다녀왔다.
첫날엔 과거 대통령들이 머물렀던 별장 청남대에서 지역별로 참가한 전국의 해설사 700여 명의 참가 등록과 식전 공연과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이어서 제3회 전국 문화관광해설사 스토리텔링대회가 열렸다. 발표 주제는 다양했는데 ‘역사를 품다 해설을 잇다 감동을 담다’는 슬로건으로 참가 지역별로 자기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경연 결과 대상은 전남 해남군 김광수, 우수상은 대구광역시 강은주(대구문화관광해설사 사무국장), 장려상은 경기도 포천의 이다감이 차지했다. 전국 3,200명의 해설사중에서 뽑힌 출전자들의 기량과 솜씨를 겨루는, 그야말로 각 지역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에서 대구의 더위와 사과와 미인을 소재로 엮은 이야기로 대구의 매력을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전국에 알릴 수 있어 고맙고 반가웠다.
이어진 청남대 뒤뜰에서의 사찰음식 뷔페 후, 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정북 성토성 방문은 전국에서 온 해설사들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주기에 손색이 없는 귀한 퍼포먼스였다. 주최 측에서 사전에 준비한 알전구를 둥글게 돌리며 달밤의 토성길을 걷는 정취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설렘은 겪어보지 않고는 정녕 알 수 없는 절절한 감동이었다. 거기에다가 간간 젖지 않을 정도의 비까지 살짝살짝 내렸음에랴. 천 년 전의 시간 속으로 스며들면서 까무룩 꿈길 같은 산책길 이후, 오창호수공원에서의 ‘청주 시민과 함께하는 해설사의 밤’ 행사로 청주의 밤은 달뜨면서 신열처럼 점점 깊어만 갔다.
둘째 날은 지역별로 나뉘어 천년고도의 위용을 자랑하는 상당산성과, 대홍수로 무심천에 묻혔던 고려시대의 미륵불 외 여러 불상을 발굴해 모셔둔 용화사에 들렀다. 이어서 세계기록유산인 ‘석가모니 직지심체요절’이 간행된 흥덕사 터와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것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라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점심은 삼겹살 거리에서 했다. 청주시에서는 재래시장 상권 활성화와 전국 해설사들의 방문과 때맞춰 사물놀이패를 초청해 시장통에서 난장을 펼쳤는데, 청주방문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허투루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삼겹살거리 부근의 용두사지 철당간은 조성 연대가 명확한 고려시대 유물인데, 중풍(峻豊148)이라는 고려 독자적인 연호가 있어 민족 주체성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유물이었다. 돌아오는 길 시간을 여투어 청주박물관에 들렀다. 청주 흥덕사와 무심천 출토 청동 유물과 불교 유물이 많이 진열되어 좋은 공부가 되었다.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지어진 청주박물관도 아름다웠지만, 이건희 컬렉션의 일부인 기기묘묘한 형상의 석인상이 군데군데 여러 정원과 마당에 아름답게 배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시민들에게 역사·문화·자연을 알리는 안내자이자 파수꾼이자 이야기꾼이다.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아끼면서 함께 가꾸고 보존하기를 꿈꾸는 지킴이이자 관광객들을 언제 어느 자리에서건 기꺼이 반갑게 맞이하는 최일선에 선 사람이다.이번 한국 문화관광해설사 전국대회는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화관광해설사중앙회(회장 이남호)와 행사를 주관한 충북 문화 관광해설사회(회장 임훈) 외 눈에 안 보이는 수고와 봉사를 하신 해설사분들의 숱한 노고와 열정이 빚은 흥겨운 한마당 잔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