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를 깜빡하셨나요?
깜빡이를 깜빡하셨나요?
  • 한완수 기자
  • 승인 2024.10.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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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 사용을 비롯, 사회 전반의 도덕성 회복이 절실히 필요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깜빡이를 깜빡하셨나요?"라는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을 보면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라며 공감을 하곤 한다. 깜빡이의 정식 명칭은 방향지시등이다. 금년 9월 20일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 제38조 제1항을 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우회전·횡단·유턴·서행·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와 회전교차로에 진입하거나 회전교차로에서 진출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엄연히 도로교통법 위반이며, 위반시 범칙금은 승용차 및 승합차는 3만원이며, 이륜차의 경우는 2만원이다. 점등법은 일반도로에서 30m, 고속도로에서 100m 전에 뒤쪽에서 오는 차량에게 신호를 주어야 한다. 방향지시등 사용은 다른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효과 뿐만 아니라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하여 모든 운전자가 올바르게 사용하여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간단한 방향지시등 점등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벌칙 규정이 약하고 단속하기가 쉽지 않으며 운전자들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무엇보다 미점등으로 인한 다른 사람의 불편을 생각하지 않는 운전자들의 교통문화에 대한 인식 즉 도덕적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9월 22일에 작고하신 "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장기표 선생은 “과도한 양극화, 위화감과 패배 의식, 높은 물가와 과다한 부채, 온갖 사건 사고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더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해 온다”며 “이를 극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는 ‘무지의 광란’이라 불러 마땅할 팬덤 정치가 횡행해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했다. 또한 지난 4‧10 총선 이후 ‘위기의 한국-추락이냐 도약이냐’를 집필하여 책에서 “비전도 전략도 없이 오직 집권욕에만 사로잡힌 여야가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뤄 나라와 민생을 거덜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덕성과 인간성을 회복하지 않고는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고 한 바 있다.

 여자 프로골프 선수 윤이나는  2022년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우승 당시 '오구플레이'를 뒤늦게 신고하여 KGA(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심판 없는 경기'로 정직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골프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중징계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는 반칙한 선수에게 퇴장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온갖 거짓이 판치며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정치와 불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려는 경제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돈이 최고가 아니고 진정한 삶의 가치가 존중받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법과 규정에 앞선 도덕성 회복이 절실히 요구된다.

어릴 적 학교에서 배울 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첫 번째가 "거짓말"이었다.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있었다. 사소하게 보이는 깜빡이를 제때 점등하는 습관은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여 원활한 교통흐름을 가져오듯이 우리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지켜야 하는 것을 어릴 때 모두 배웠지만 개인 또는 소속 집단의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공동체가 지켜야할 도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무리 높은 지위나 많은 재산을 쌓는다해도 도덕적이지 못하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획득한 권력과 부를 강력하게 응징해야 사회가 건강해 진다.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 각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