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던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이종민의 나무에 관한 책이 나왔다. 나무는 공기 만큼이나 일상생활에서 고마운 대상으로 무심히 스쳐 지나는 것들 중의 하나다. 눈만 뜨면 마주하기 때문에 그럴까? 늘 고마운 마음은 있건만 고마운 줄 모른다. 매일신문에서 기자 생활 30여 년, 시니어매일 부장직을 역임한 이종민 작가는 현재 매일시문 지면을 통해 ‘이종민의 나무 오디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작가는 본문을 통해 “유서 깊은 대구에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인물을 기리기 위해 그분들의 이름을 붙인 나무가 많다. 중구 달성공원의 서침나무, 대구제일교회의 현제명나무, 중구 종로초등학교의 최제우나무, 동구 옻골의 최동집나무, 중구 천주교대구대교구청의 타케나무 등이 좋은 예다. 이 나무의 식물학적 이름은 회화나무, 이팝나무, 왕벚나무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나무다. 그뿐만 아니라 육군 제2작전사령부인 무열대에는 무열수라는 수백 년 된 모과나무 노거수도 있다. 이들의 뿌리를 찾고 배경을 수집해 엮으면 훌륭한 지역 문화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30여 년을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전문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통해 배경처럼 스쳐 지나가던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대구·경북 지역에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자란 나무와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 이야기에 역사와 신화, 전설 등 인문학적 고찰을 곁들였다.
우리는 나무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마주하는 나무들로 책을 꾸몄다. 봄(백화경염:百花競廉, 뭇 꽃들 경쟁). 여름(화양연화:花樣年華, 신록의 잔치), 가을(감홍난자:酣紅爛紫, 화려한 결실), 겨울(독야청정:獨也靑靑, 홀로선 나무) 등 사계절에 걸쳐 21종에 걸쳐 대화를 나누었다. 내력과 전설 등 나무가 품은 이야기를 소상하게 풀어내고 있다.
303페이지, 가격은 19,8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