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호남의 고약한 지역감정에 대하여..
영 -호남의 고약한 지역감정에 대하여..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4.12.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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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주, 경북 대구의 70대 이전 세대가 주를 이뤘다 

지역감정 문제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하는 현실은 일제 해방 이후(1945년) 더욱 두드러져 왔고 광주 5·18문제가 이슈가 될 때 더욱 그러하다. 특히 정치인·언론인·지식인 상위계층들 중심으로. 그러다 보니 대개는 ‘서로가 좋은 게 좋은 것’이므로 적당히 덕담으로 소심하게 마무리하거나, 아니면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했다.

‘지역감정’ 문제의 피해자는 알고보면 전라도가 아니라 경상도이다. 특히 TK이다. 왜냐하면, 전라도 사람들은 그들에 대한 나쁜 평판이나 차별이 TK 사람들의 악의적인 평가와 TK 정권의 편파적인 정책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므로 TK 사람들이 가해자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인식은 우리 사회에 일반화되어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지역감정’을 곧 ‘영·호남 갈등’의 본질로 보고 이 문제에 관해서는 영·호남을 싸잡아 같이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TK가 가해자라고 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래서 TK 사람들은 억울하다.

전라도 사람들의 인성에 대한 ‘편견’은 TK 정권이 들어서기 전 이미 경향 각지에 널리 퍼져 있었다. 50연배의 사람이라면 어렸을 때, 서울 유학을 하거나 논산훈련소를 거쳐 군 생활을 하고 온 형· 아저씨들로부터 “전라도 사람들은 서울에서 하숙집 얻기도 어렵다”는 말을 비롯해 전라도에 대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에피소드들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와이’가 어쩌고저쩌고하고서 말이다.

많이 알려진 관련 자료들을 보자. 먼저 사상계 1959년 12월호에 실려있는 서울대 심리학과 이진숙 교수(서울 출신)의 ‘팔도인 성격에 대한 선입관념’이라는 논문이다. 남녀대학생과 군인(장교 사병 포함) 등 755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분석이다. 이에 따르면, 755명 중 61.1%인 462명이 전라도 사람을 ‘간사하다’라고, 18.0%인 136명은 ‘인색하다’라고 평가했다. 조사대상자의 절대다수인 80%가 전라도 사람을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그러니까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는 TK 정권 수립 이전에 벌써 전국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전라도 사람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보았을까. 이 조사에 따르면 ‘영리하다’가 37.9%, ‘간사하다’가 17.9%, ‘고집이 세다’가 15.8% 등이었다. 여기서 ‘영리하다’와 ‘간사하다’를 합치면 55.8%가 되는데, 이 수치는 전국적인 평가 ‘간사하다’의 61.1%와 비슷하다. 전라도 사람들이 자신들을 ‘영리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타도 사람들은 ‘간사하다’로 보는 것일까. 

참고로, 경상도 사람에 대해서는 1위가 ‘무뚝뚝하다’로 조사대상자의 62.2%였고, 2위인 ‘고집이 세다·남성적이다·의지가 굳다’는 19.4%였다. 이 무렵의 대중가요인 경상도 사나이(1960, 방태원), 경상도 청년(1966, 김상희) 등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노래라 하겠다.

1959년 8월호 민족문화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현상 10가지’에 대한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그 10가지 중에 ‘하와이 근성 시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 자료도 TK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이미 전라도 사람들의 인성에 대한 ‘편견’이 사회문제가 되어 있었음을 말해준다. 잡지는 이 논쟁에서 강원도 회양군 출신 승려·시인 조영암에게는 ‘그렇다’는 편, 전라도 전주 출신 승려·시인 유엽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편에 선 글을 각각 요청했다. 

조영암은 여기서 "전라도는 간휼과 배신의 표상"이므로, "우선 인류권에서 제외해야겠고, 또 동포권에서도 제외해야겠고, 이웃에서도 제거해야겠고, 친구에서 제명해야겠기에…"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이 잡지가 폐간되는 필화사건이 되고 말았다. 한편 유엽은 자신이 어려서부터 서울에서 자랐으므로 많은 타지 사람들과 교유했는데, 그가 들은 최고의 칭찬은 “너는 전라도 놈이지만 전라도 놈이 아니다”라는 말이었다고 탄식했다.

이처럼 지역감정 문제에서 가해자로 몰려 억울한 쪽은 TK 사람들인데, 이를 증폭시킨 것이 ‘5·18민주화운동’이다. 당시 ‘경상도 군인’들이 와서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고 하는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광주(전라도) 사람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군대에 특정 지역 사람들로만 편성되는 부대가 있기는 한가. 또 우리나라 어느 지역 사람들이 입에 담기도 끔찍한 그토록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가 있을까. 그런 야수 같은 짓거리는 계급적 투쟁심과 증오심이 가득한 ‘공산주의자’가 아니고서는 저지를 수가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2024년 현재, 세계 상위의 경제대국, 군사대국, 문화대국이며 최고의 '한글'을 가진 문자대국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지 않은가!

부디 까짓 지역감정을 2024년 동짓달로 불식하고 화려하게 21세기 '르네상스 대국'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