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저물고 12월 21일이 동지다. 동지하면 우리 조상들은 팥줄을 쑤어 먹으며 나쁜 기운을 씻고 새 일년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12월 21일 동지는 한해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동지를 지나면 낮이 밤보다 길어진다. 곧 소한과 대한이 오고 입춘도 온다. 즉 양의 기운이 땅을 뚫고 나온다는 뜻이다. 예전 우리 민족은 팥죽 그릇이 이집 저집을 오가며 온 마을이 하나되어 정을 나눴다. 그리워지는 옛 풍속이다.
중국 고대 주 나라에서는 동지가 새해 첫날이었다. 20세기 전반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동지를 작은설로 쳤다. 설날과 버금 가는 날이었다. 고대 태양신 숭배 전통이 있는 곳에서는 동지는 태양의 생일 이었고, 고대 달력에서는 12월 25일이 동지인 지역이 많았다.
옛 한반도에서는 동지전에 새해 달력 만들기를 마쳤고, 하지에는 부채가, 동지 즈음에는 최고의 선물이 달력이었다. 이때 팥죽도 쑤어 같이 이웃에 전하며 정을 나눴다. 팥죽은 붉은빛을 띠고 있어 액을 몰아낸다는 관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팥죽은 겨울의 긴밤에 뱃속을 윤택하게 하는 별미의 음식 단 팥죽이 자리를 잡았다.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애동지면 그해 겨울이 춥고 노동지면 겨울이 춥지 않다고 했다. 올해 동지는 양력 21일 음력으로는 11월 21일로 노동지다. 올해 겨울은 노동지니 춥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지는 농사일이 바쁘지 않은 농한기다. 추수와 김장도 모두 끝나고 농민들은 다가올 봄 농사를 준비하는데, 밭농사로는 보리밟기 때다. 뿌리를 밟아줘서 보리 뿌리가 얼어 부풀어 올라온 뿌리를 밟아, 흙에 안착 시키고 뿌리가 얼어 죽는 것을 막아 준다. 이렇게 해 줘야 따뜻해져도 보리가 웃자라는 것은 막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