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나이를 맞이한 막내 아우에게
예순 나이를 맞이한 막내 아우에게
  • 배소일 기자
  • 승인 2019.04.1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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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귀담는 예순 나이, 耳順은 아름답다

예순은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다

하얀 눈 내려도 분홍 추억이 생각나고

초록이 싱그러워도 회색의 고독을 그리워하고,

그래서 눈만으로 보는 것 아닌 가슴으로도 느낀다.

 

예순은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는 나이다

어느 깊은 사연이라도 모두 내 사연 되고

애틋한 정이 오가는 감동 어린 현실을 함께하는,

그래서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운다.

 

예순은 새로운 꿈을 꾸고 사는 나이이다

소중했던 꿈들은 뿌연 안개처럼 사라져가도

아내에게 고맙고, 자식들에 대한 꿈들은 가득하며,

그래서 눈으로 꿈을 꾸고 가슴으로 잊어가며 산다.

 

예순은 여자는 남자되고 남자는 여자되는 나이이다

마주 보며 살아온 사이 당신의 성격은 내 성격이 되었고

서로 자리 비우면 불편하고 불안한 또 다른 내가 되어,

그래서 눈으로 흘기면서도 가슴으로 이해하며 산다.

 

예순은 이제야 ‘자유의 의미’를 진정으로 아는 나이이다

버리는 것이 얻는 것이요 비우는 것이 곧 채운다는

'色卽空, 空卽色'이 바로 지순의 자유임을 깨닫게 되고,

다가올 죽음조차 해탈의 의미로 관조하는 그런 나이이다.

 

아! 아름다운 예순, 지혜로운 예순이여, 함께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