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보고로 불리는 경북의 서원이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1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신청한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을 등재 권고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한국의 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9곳으로 구성된다.
이 서원들은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훼철되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서원 9곳 가운데 5곳이 포함된 경북과 대구는 앞으로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경북도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서원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와 보존·관리, 활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서원 9곳 가운데 경북에는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 모여있다. 대구도 달성 도동서원이 포함됐다. 경북도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한국의 서원 중 가장 많은 4곳이 도내에 있어 서원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국내외 관광객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본다.
또 국비를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는 석굴암·불국사(1995),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 등 기존 도내 세계유산과 연계한 홍보로 시너지 효과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등재 이후 홍보와 활용 방안 등을 다른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1543년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소수서원은 서원 교육, 제향과 관련한 운영 규정을 처음으로 만들어 이후 세워진 서원 교육 규정에 영향을 미쳤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자연 친화적 경관 입지를 보여주는 한국 서원의 전형으로 학문과 학파, 학술, 정치,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병산서원은 전신이 풍악서당으로 고려 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고 1572년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금의 병산으로 옮겼다. 교육기관을 넘어 만인소 등 사림 공론장으로 확대됐으며 만대루는 한국 서원 누마루 건축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대구 달성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불필요한 장식을 삼가고 간소하게 지은 조선 중기 서원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서원 내 강당(중정당)과 사당, 이에 딸린 담장이 유형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350호로 지정됐다.
이 서원들은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서원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6월 30일 개막하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9곳이 함께 등재돼 지자체별 보존·관리가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며 “홍보와 활용 사업도 문화재청, 각 지자체와 함께하게 돼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