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견 대표가 타 시도로 옮겨 실버 영화관 사업을 다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싼 임대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은 아니라고 실토했다. 그레이스실버영화관 개장 후 2년여 만에, 노인 관객들로 붐비기 시작될 즈음 인근 시, 도(부산시·창원시·강원도)에서 노인 일자리 담당(사회복지과 등) 관계자가 조 대표와 면담요청을 하는 등 ‘벤치마킹’했고, 지금도 자기 지방에서 실버영화관을 개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당시는 대구를 떠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문을 닫을 지경이 되고서야 건물주에게 사정도 해보고 대구시 당국에도 지난해부터 10여 차례 지원 요청을 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다 보니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겁니다”
- 대구시에 호소한 구체적인 지원요청이란?
▶서울시에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초부터 ‘인생 2모작’이라는 타이틀의 예산을 확보해 사회적 기업 실버영화관(4개)에 년 1억 원씩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민 중에는 사회적 기업을 도우려는 독지가도 여러분 계신다는(자기 건물 일부 층을 염가 또는 무료로 임대) 사례를 들어가며 호소를 했습니다만..
- 어떤 답변을 들었나?
▶권영진 시장님은 한 번도 뵌 적이 없고요. 문화 콘텐츠과(담당자 성함 모름) 관계자분은 “서울시는 원래 돈 많은 시고 대구는 가난뱅이 시라서 그런 항목의 예산 자체가 없어요. 중구청에 알아보세요” 중구청 사회복지과에서는 “대구시에서 그럽디까? 중구청은 대구시 구청 중에서도 가장 빈약해서 그럴 여력이 없습니다. 시 차원의 지원책이 확보된 후에..” 도통 예산지원은 기대난이었습니다. 시 관계자와 이사 갈 임대 건물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 캠퍼스 내에 적당한 공실이 있어서 시 교육청에 문의를 했더니 “교육 관계 업체만 임대가 된다”고 했고요.
- 건물주와 다시 임대료 문제를 협의할 생각은?
▶5년 전 이 건물은 보증금 규모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월세 7십만 원에 임대되었더군요. 제가 전 임대자에게 권리금 2천만 원을 주고 건물주와는 보증금 4천만 원에 월세 2백7십만 원으로 2년 계약했습니다. 근데 2016년 하반기 들어 건물을 허물고 새로 건축을 해야 하니 건물을 비우라고 관리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겁니다. 그 후, 지금까지 밀당을 계속하고 있지요. 처음에는 월세 1천만 원을 요구하더니 최근에는 2천만 원을 줄 형편이 안되면 당장 비우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지만 않을 겁니다. 소송이라도 벌여 시간을 벌 작정입니다.
- 대구시 당국에 바라는 게 있다면?
▶ 몇 가지 있습니다.
1.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에 건축되어 근대 건축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근대 건축물은 신축을 못한다는 법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시장님 직권으로 당분간(상식적인 임대료 협의가 될 시점까지) 신축을 금지할 것을 강제해 주었으면 합니다
2, 다음 달(6월)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됩니다. 대구시가 소유한 건물이 있다면(동인동 대구시 구청사 등) 본인이 적당한, 임대나 매입 건물이 계약될 때까지만 임대 해주길 바랍니다.
3. 독지가의 도움을 간절히 바랍니다. 제가 지난 5년간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여러 가지 노하우가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등 노인 복지 문제에 기여한다는 보람도 있고 부대사업을 통해 큰돈은 아니어도 손익의 갭도 메울 수 있는 자신감도 충만합니다. 독지가 곁에서 도울 수 있는 어떤 형태의 한직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대구시 당국이 저의 이런소신을 널리 전해주시길 바라고요.
- 그간 몇 차례 영화관 문을 닫은 적도 있었나? 그리고 이도 저도 불가능이면 어떻게 하나?
▶개관한 후 단 한 차례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집안 경조사를 빼고는 365일 그레이스실버영화관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이런 입소문이 다시 날까 두려워 기자와 두 번째 인터뷰조차 꺼렸다고 했다)
‘진인사대천명’을 믿습니다. 그래도 아니라면 어찌 하겠나? 대답은 담담하고 간단하다. “대구에서의 실버영화 사업은 훌훌 털어 버려야겠지요.
조 대표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저는 7~8세 어린 시절, 어르신들만 보면 늘 측은지심을 느꼈고 사춘기부터는 노인의 생사 문제에 집착했고 이후 지금까지는 노인복지문제에 구체적인 기여를 하며 살고 있어요”라고 했던 발언이 떠올랐다.
‘차라리 종교인이 되어야지’ 했더니 “저는 무교에요. 종교보다는 철학을 전공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지요” 인터뷰를 마치며, 어쩌면 누구보다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참 독특한 여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늘 밝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조미견 대표 연락처 053-431-1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