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만난 이육사의 문학

'제9회 해외이육사문학제' 연해주 우스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일원에서 열려 K-pop 댄스 경연대회, 우리말 발표대회, 이육사 시낭송 경연대회…열띤 호응 러시아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2019-10-23     이동백 기자
(사)이육사추모사업회와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 (사)이육사추모사업회와 우스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가 공동 주관하고 이육사문학관이 진행한 '제9회 해외이육사문학제'가 지난 19일부터 4일간 연해주 우스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일원에서 열렸다.

19일 첫날 행사로 연해주 예술전문학교 공연장에서 유라시아연구소 정철훈 소장의 학술 학술강연, K-pop 댄스 경연대회를 비롯하여 가수 백자, 국악인 김윤정의 공연이 있었다.

이날 치른 행사의 하나인 K-pop 댄스 경연대회는 문학에 K-pop을 접목한 이색적인 대회로서 이날 400여 명의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K-pop

이밖에도 이육사 선생과 참가 문인의 시화 20점도 행사장에 함께 전시했다.

이육사기념사업회 권부옥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열린 해외이육사문학제를 통해 우스리스크 고려인들이 육사 선생의 문학과 독립 정신을 이해하고 계승하며, 나아가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스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에서 이병률 시인의 문학 강연으로 시작한 둘째 날 행사는 우리말 발표대회, 이육사 시 낭송 경연대회, 권경미, 박미순 시인의 시 낭송, 공연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병률 시인은 좋은 글쓰기의 3가지 방법을 소개했고, 우리말 발표대회,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육사 시낭송 경연대회에서는 각기 열 팀이 열띤 경합을 벌였다. 러시아 예술팀은 '고려인,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주제 아래 영상으로 제작한 연해주 고려인의 삶을 배경으로 난타, 노래, 역할극, 부채춤을 섞은 퓨전 공연으로 참석자들의 열띤 박수를 받았다.

육사 선생의 따님 이옥비 여사는 육사 시 낭송대회를 참관한 뒤에 “알아들을 수 없지만 아버지 시를 러시아어로 들으니 감회가 새롭고, 아버지 시가 우리말을 모르는 고려인들에게 널리 전파되어 애송되었으면 한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우스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김발레리야 교장은 “집시도 자기네 말을 쓰는데 우리 고려인은 고유어가 있음에도 모르고 사는 게 안타깝다 하신 아버지 말씀이 가슴에 사무쳐 고려인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는데, 지금 160명의 학생 가운데 30명이 외국인이다”며 우리말 발표대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본 문학제 참가단은 문학제 기간 동안 러시아 연해주에 산재한 항일 독립 유적지를 탐방했다. 독립 운동가 최재형 선생 생가, 한러한민족총회 결성 장소, 이상설 유허비, 고려인 강제 이주 시발역인 라즈돌노예역을 탐방하고 발해 산성을 답사하였다.

해외이육사문학제

우스리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참가단은 독립 운동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신한촌 기념탑과 블라디보스토크역, ‘낙동강’의 작가 조명희 문학비를 비롯하여 이 지역 명소를 들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해외이육사문학제와 역사적 명소 탐방 행사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이육사문학관 조영일 관장은 “연해주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에게 육사 선생의 시혼과 독립 의지를 소개함으로써 선생의 문학 정신과 독립운동의 의미가 현창되고 계승되리라는 기대에서 이곳 연해주까지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