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부모의 따뜻한 가슴이 자녀를 키운다

2020-01-11     김교환 기자

옛날 어느 곳에 효심이 지극한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모두 일하러 가고 할머니 혼자서 집을 보고 있었다. 심심한 할머니는 무슨 일이든 집안을 위해 도울 것을 생각하던 중에 단지에 들어있는, 막 짜다놓은 참기름을 호박넝쿨 구덩이에 쏟아 부었다.

밖에서 놀던 어린 손녀가 그 모양을 보았다.

“엄마 ! 할머니가 참기름을 오줌인줄 알고 호박 구덩이에 부었어요.”

“뭐야 ! 할머니도 아시냐?”

“아니요. 말씀드리면 놀라실 것 같아서 아무 말 안 했어요.”

할머니가 아셨으면 얼마나 놀라셨겠나, 딸의 행동이 기특해서 등에 업고 마당을 돌며 칭찬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이 모습 보고 이상해서 물었다.

“여보 ! 다 큰 애를 업고 이게 무슨 짓이오?”

자초지종을 들은 남편은 그 자리에서 넙죽 엎드려 아내에게 큰절을 올렸다.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모녀에게 남편은 말했다.

“어머님을 그토록 받들어 모시니 내 어찌 절을 하지 않을 수 있겠소.”

자녀들이 자라면서 부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워 가는 집안의 정서가 엿보이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언젠가 인기가 높았던 “SKY캐슬” 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헬리콥터 맘들의 자식 만들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교육에 고액 과외 경쟁으로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자식들이 부모들의 자기만족 도구로 전락하는 것 같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와 행정부를 오가며 온 나라를 시끄럽게 뉴스거리를 만들고 있는 어느 교수 부부의 문제도 아들과 딸의 교육문제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과거처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도 머리만 좋으면 얼마든지 출세를 하던,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할아버지의 재력에 아버지의 무관심과 어머니 정보력의 3박자가 갖춰져야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엄마들이 자식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키우려는 욕심이 결국 자식들에게 독이 되어 장래를 망쳐 버리는 문제 가정의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본다.

또한 은퇴한 5060세대들이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독립하지 않은 니트 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즉 캥거루 자녀를 둔 부모가 많다고 한다. 또 손자, 손녀를 키워야하는 황혼육아도 문제다.

부모 자식의 관계는 인륜이 아닌 천륜이다. 자식이 애물단지, 뭐니 뭐니 해도 자식 농사가 제일,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첫딸 살림 밑천 등, 부모 자식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의 노년세대들이 직접 겪고 살아오면서 생활체험에서 우러나온 것 들이다.

그런데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가족은 있으면서 가정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이 문제다. 가족은 결혼에 의해 출발하며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되지만 지금의 가족구조는 현재의 노년세대들이 유년기를 보내던 모습과 너무 달라졌다.

지금이야말로 자식들은 부모세대를 알려고 애써야하고 노년세대들은 사회변화를 직시하면서 부모세대와 손 자녀들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