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전통 오일장 - 소박한 정겨움, 포항시 북구 죽장면 죽장장

포항의 전통 오일장 - 소박한 정겨움, 포항시 북구 죽장면 죽장장

2020-03-16     강문일 기자

매월 끝자리 3일과 8일에 장이 선다. 많을 때는 30~40여 개 좌판상인이 들어서던 죽장장이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천혜 지역의 장터답게 산사과와 여름 토마토를 비롯해 고추·감자·쌈 채소·오이·옥수수 등 청정 농산물이 쏟아져 나왔다.

각종

지난 2월13일 죽장장이 열린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리는 마을 사림들이 직접 캔 각종 산약초 등 이었다. 산나물은 외지 사람들을 불러 들이는 특산물이었다. 여기에 평소 보기 어려운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을 비롯해 소고기·돼지고기 등의 축산물, 농기구나 생필품 따위 잡화를 펼쳐놓는 외지 장꾼들이 곳곳에 가세하며 시끌벅적했다.

죽장장
죽장장


40여년 째 죽장장을 다니는 손태익(75) 할머니의 좌판은 널찍하다. 가득담은 생선과 건어물 옆으로 해조류가 자리했고, 곡류며, 견과류, 과일, 나물, 속옷이나 양말 등 속의 잡화까지 없는게 없다.

손태익 할머니는 '팔다 보니 가짓수가 늘었네요?'라며 작두로 말린 다시마를 고르게 썰어 손님에게 건네는데, 그 솜씨가 세월을 짐작케 했다. 수산물을 파는 장상원(62)씨는 지나가던  마을 어르신께 '형님은 잘 계십니까?'라며 말문을 떼더니 한참이나 안부를 건넨다. 죽장장을 다닌지도 서른 해 가까이 된다고 한다. 장 씨는 '예전에는 벌이가 괜찮은 장이었어요. 장날이면 저기에 푸주한이 셋이나 와서 자리를 펼 만큼 규모가 있었죠'라며 이제는 주차장이 되어버린 장터 구석을 가리킨다.

평상에서

소박한 대로 정겨움은 살아있었다. 무언가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에는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구분이 없었다. 따뜻한 커피를 권했고, 두둑한 덤이 건네졌고, 농담 섞인 안부 인사가 오갔다. 죽장장이 아연 활기를 띠는 때가 있다.

포항 죽장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죽장면은 평균고도 300m가 넘는 산악 청정지역으로 자연산 고로쇠나무가 넓게 분포돼 매년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지역 농가가 2만ℓ 가량의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오고 있다.

맑고 시원한 맛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있는 고로쇠 수액이 죽장면 일원에서 생산되는 사과와 오가피·오미자·토마토·블루베리·양본꿀 등 다양한 특산품과 함께 선보이는  이 무렵에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다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축제가 취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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