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천 하류 벗꽃 만개했지만 시민들 무관심

-범어천 하류 데크시설 수 년째 방치 청소조차 하지 않아 -이곳 출신 유명시인 시비도 세웠지만 찾는 이 없어

2020-04-01     김상현(강민) 기자

대구 범어천과 신천이 만나는 하류 지점인 중앙중고등학교 앞도 봄이 한창이다. 범물동 진밭골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수성못을 거쳐 이곳까지 흐르기까지 장장 12km이다. 1950년대 열악한 주변 환경에 온갖 악취로 뒤범벅이던 하천은 1980년대까지 건천으로 버려진 상태였다.

주민 불편도 가중되었던 것이 관할 수성구청에서 생태하천 복원 사업으로(2009~2015) 원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범어천 하류지점이 무었을 의미하는지, 타워 형식 데크시설은 어떤 용도로 이용하는지 동네 주민들조차 모를 정도이다. 기자 역시 이곳 주변을 몇 번이고 찾았지만 신천과 만나는 범어천 하류지점이란 것밖에 별 느낌을 받지 못한다.

또한, 하류 지점 도로 옆에 세워진 유명시인의 시비 또한 전시 행정이란 의구심이 앞선다. 정호승 시인은 그저 이 지역 출신일 뿐, 신천과는 거리가 먼 시인이다. 초중등학교를 대구에서 보냈지만 이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거액을 들여 시비까지 세웠다는 것은 지역 주민과는 거리가 먼 행정이다. 그 뿐이 아니다.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얘기를 다룬 각종 안내 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추하기까지 하다.

신천과 만나는 하류 지점에 설치된 타워형태 시설물은 어떤 용도에 사용하는 건지, 안내문조차 없고 야간에는 조명 불빛만 수년 째 방치되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정호승 시비가 세워진 것조차 모른다면서 "하천가에 시비(詩碑)를 왜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