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가 둥실둥실 익어가는 풍성한 7월

7월이면 무화과가 하루가 다르게 굵어간다.

2020-07-13     김외남 기자

마당 가 40년 된 무화과 한 그루가 있다. 묵은 둥치를 자르고 새로 돋아난 줄기가 어느새 또 거목이 되었다. 다람쥐 마냥 나무타기를 좋아해서 사다리를 놓고 나무 위 또는 담장 위에 올라서서 철사 옷걸이를 펴서 고부린 부분을 가지에 걸고 당기면 멀리 꼭대기에 달린 것도 다 딴다. 더워지면 한 번에 너무 익기 때문에 따는 즉시 씻어 갈아서 병에 담아 냉동실에 넣으면 겨울 내내 음료가 된다.

무화과 나무는 병치레도 없이 지칠 줄 모르고 큰다. 잎 자체가 까칠하고 은행나무 잎새 마냥 두껍다. 해거리도 모른다. 움 돋을 때 맺혀서 7월 초에 따는 굵다란 춘과, 잎이 피면서 마디마디 달려서 크는 추과가 있다. 추과는 춘과보다 알맹이가 좀 작지만 가을까지 끝없이 열린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말기에 들어왔으니 전래 시기가 늦은 편이다. 연암 박지원은 무화과를 처음 보고는 ‘열하일기'(熱河日記)에 '꽃이 피지 않고도(無花) 열매(果)를 맺는 이상한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무화과에는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철분이나 칼슘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빈혈이나 골다공증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좀처럼 섭취할 수 없는 비타민 B1, B2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권태감이나 피로의 감소, 초조나 집중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달콤하거나 새콤하거나 특색은 없지만 은은하게 달달하여 먹어두면 무조건 건강에 좋다.

무화과에는 칼슘, 철분,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과 강력한 항산화 물질 비타민이 풍부해서 소화촉진, 변비 개선, 피부미용, 비만 개선, 혈관질환 예방, 해독작용, 염증성질환 개선, 폐경기 증상 완화 등에 매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껍질채 먹어도 좋다. 마른 수건이나 혹은 키친타월 같은 것으로 물만 살짝 묻혀 겉만 닦아내고 먹어도 된다. 잎을 따면 잎줄기에서 뽀얀 액체가 나온다. 환부에 바르면 따끔거리며 아프지만 무좀에 특효약이다.

잘 익은 굵은 열매는 새들이 먹어치웠다. '그래 너희들도 먹어야 살제. 같이 먹고 살자꾸나.' 옆에 있는 석류 열매도 투박한 잎술을 쏙 내밀고 같이 굵어간다. 7월 덥지만 참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야 이젠 지치지도 않느냐 ? 썩 물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