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나뒹굴어지는 고위공직자들

2020-07-12     유무근 기자

 

여권 실세 5인방에 오르내리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비보를 들으며 놀라움과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고위 공직자의 성 관련 파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해야 했는가 생각하니 더 놀랍다.

정치권의 미투 파문이 숙질 만하면 이어지는 등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2007년 변양균(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씨가 신정아(동국대 미대 교수) 씨와 부적절한 스캔들로 낙향했다. 2020년 4월 오거든 전 부산시장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퇴했다. 선출직 단체장에서 불명예 낙마하고 말았다. 충청권 대권 잠룡으로 불리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수행비서와 부적절한 관계로 대권 주자 그룹에서 사라졌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역시 영화배우 김부선과 성 추문 파문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다음날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종결되었다지만, 고소 문제와 연관성을 떼놓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2022년 여권 대선주자 유력 잠룡으로 불리는 박 시장이기에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클 것이다. 

그의 죽음이 무엇을 말하는가. 그야말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out)인가. 한 번의 실수로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은 한편 야속한 면도 있지만, 국민적 사랑을 받는 인기 연예인들이나, 국민의 생활을 살피는 공직자 특히 고위 공직자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국민적 정서로 보아 그리 '정착'된 감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지만 연민의 정으로 덮는 것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고위 공직자가 윤리 도덕으로 바로 서야 국민의 의식이 바로 설 것이기 때문이다.

우먼 파워라 할 만큼 신장된 여권과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다.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는 이제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나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자들에게는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되는 만큼 공직자들의 정신적 각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