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 출간
허창옥 9번 째 저서 '감감무소식' 글을 잘 쓰기 보다 즐겁게 쓰기 수필은 저자 가슴 속의 오두막
‘은우, 겨우 찔레묘목 하나를 심어서 한껏 기분 좋고 저급한 그림을 그리고도 뿌듯해지는 내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이 들어 생겨난 게 자기연민입니다. 그래, 애썼다. 그만하면 되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넘어갑니다. 애면글면하면서 살았고 아등바등하면서 세월만 보냈습니다. 그랬다고 살림도 더 나아진 것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
글쓰기가 특히 그랬습니다. 오늘이 어제보다 더 잘 쓴다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가 않는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에 공들였던 걸 생각하면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단순해진다.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도, 생의 여러 난제에도 단순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잘 써야지’를 ‘즐겁게 써야지’로 바꾸려 합니다. ‘잘 살아야지’를 ’그냥, 살아야지‘로 타협할까 합니다’-수필 ‘감감무소식’ 일부
지원(芝園) 허창옥 씨의 에세이집 ‘감감무소식’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1990년 ‘월간에세이’로 등단하여 지금까지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저자는 1976년에 약국을 개설하여 현재 수성구 중동에서 ‘우성약국’을 경영하고 있다. 틈틈이 쓴 글을 모아 수필집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외, 산문집 ‘국화꽃 피다’ 외, 수필선집 ‘세월’ 등 9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한국문협, 대구문협, 한국수필가협회, 대구카톨릭문인회 회원이며,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수필문학상, 김규련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 약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저자는 대구 수필계의 대모이다. 후배들에게 늘 잔잔한 미소로 화답하고 격려해 준다. 저자에게 수필은 ‘길’이라고 한다. 떠나거나 걷거나 그 위에 서 있거나. 길이란 궁극적으로 그 어디쯤에 이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후배수필가들은 저자를 귀감으로 삼아 올곧게 걸어가려고 애쓴다.
‘수필은 내 가슴 속에 자리한 작디작은 오두막이다. 나는 햇살이 가득한 뜰을 거닐며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달빛이 지창에 물드는 밤이면 바람 소리를 듣는다. 때로 외롭고 때때로 서러우며 또 어느 때는 통곡한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에 나는 복되다. 내 영혼이 나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네면 그 말을 받아 적는다. 그 집에서 나는 고요하다. 평화롭고 자유롭다’-저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