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철쭉으로 이불 덮다
경남 합천군 황매산은 철쭉 군락지의 명소이다 철쭉꽃은 5월 초순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4월은 진달래가 지고 철쭉꽃이 피는 계절이다. 황매산(1,113m)은 철쭉 군락지의 명소로써 경남 합천군 가회면, 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있다. 5월 초·중순경 철쭉꽃이 만개하면 황매 평원이 더욱더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합천군은 당초 5월에 개최할 예정이던 제25회 황매산 철쭉제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하고 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관광객의 입장은 허용하고 있다.
철쭉은 한국, 일본, 만주 등지에 분포하며 군락을 이룬다. 진달래와는 달리 분홍색 꽃이 잎과 동시에 피며, 가지 끝에 3~7개씩 산형으로 달린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하여 ‘참꽃’이라 하지만, 철쭉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음으로 ‘개꽃’이라 한다.
주차장이 있는 제1오토캠핑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철쭉 군락지를 거쳐 황매산 정상까지는 약 3km 정도이다. 합천군은 철쭉 군락지 사이로 탐방로를 조성하여 상춘객들이 철쭉 사이를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황매산 정상에서 만난 고동석(서울 강동구) 씨는 “새벽 4시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오전 9시에 황매산 정상에 도착했다. 4년 전 황매 평원에 처음 왔을 때 철쭉이 활짝 피었던 풍광을 잊지 못하여 부부가 4년째 매년 이곳을 찾는다. 5월 초순에 철쭉꽃이 활짝 피면 오늘보다 더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황매 구릉지는 1970년대 목장으로 개발됐다. 당시 방목한 젖소와 양들은 독성을 가진 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 치웠다. 이후 젖소와 양들은 떠나고 구릉지엔 철쭉만 남아 지금과 같은 대규모 군락을 형성했다. 인위적이라고도 자연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철쭉 군락의 재미나는 형성과정이다.(합천군청)
황매산은 가을엔 억새 군락지로도 유명하며, 분단의 현실을 그린 천만 관객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산등성이를 타고 가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꽃잎이 이곳저곳에서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