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향기에 끌려 찾는, 고창 청농원
이국적 정취와 설렘, 팜 스테이 농원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 꽃을 피우던 날
그 고운 설렘으로 그 고운 설렘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 바라볼 때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온 뒤 햇빛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 것 아닌일로 마음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해인)
청농원은 전북 고창군 공음면 청천길 41-27번지에 있다. 청농원은 마을의 옛 이름인 맑은 개울가 마을이라는 뜻의 ‘청천(凊川) 마을’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곳은 농촌 숙박 체험형 팜 스테이 관광농원이다.
여름에는 라벤더 정원, 가을에는 핑크뮬리 정원이다. 카페와 한옥스테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2019년 1천 400평 대지의 한옥 술암제 스테이 숙박 시설을 운영하였다. 2020년에 3천 500여 평의 핑크뮬리 정원이 조성되었고 2021년 5월 4천여 평의 라벤더 정원도 조성되었다.
청농원의 중앙에서 아늑하고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80년 된 한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독채형 한옥 술암제는 10명까지 머무를 수 있다. 술암제는 술암 배종혁이 자신의 조부인 배환정을 위해 지은 제각(祭閣)이다. 그 후 후손들이 술암 배종혁을 기리기 위해 이 제각을 ‘술암제’로 불렀다. 달성 배씨는 1894년 고창군 공음면 일대에 터를 잡았다.
동학혁명이 일어나자 남계 배환정은 전봉준, 손화중과 함께 선운사 미륵암에서 구국안민을 맹세하고 최초 봉기를 주도하였다. 이후 접주로 추대되어 황토재, 황룡촌, 우금치 전투 등 여러 전투에 참가했으나 체포되었다. 옥고를 치루고 많은 고초를 겪었으나 문중의 도움과 평소 베풀었던 인덕으로 풀려났다. 아직도 주변에 많이 남아 있는 대나무 숲은 동학농민군의 무기로 쓰였던 역사의 흔적이다.
1943년 배환정의 손자 술암 배종혁이 자신의 조부를 기리기 위하여 장성의 소나무와 주변의 재료로 제각을 지었다. 이후 달성 배씨 청정공파 사당인 청천사 중건을 후원하고 사랑채와 살림집 등을 추가로 건축하였다. 2019년 후손들이 제각을 수리하고 술암제로 이름을 불렀다.
술암제는 본래 사랑채, 헛간채, 대문채 등 5동의 건물로 지어졌다. 사랑채를 고재로 팔고 헛간채와 문간채 등을 철거했으나 2010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수선 및 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술암제는 5칸 반 겹집 구조의 정남향 배치로 남부지방 한옥의 특징을 보여준다. 제례를 위한 공간으로 광, 대청, 공로(다락)를 중심에 두었다. 방, 아궁이 부엌, 작은 창고, 그리고 많은 벽장이 있다. 방 5개, 광 및 대청 3개, 공로(다락) 2개, 구들 아궁이 등은 원래의 모습으로 유지되어 있다. 과거 정지(부엌 찬장) 공간을 욕조 화장실로 개조하였다. 외부에서도 출입이 가능한 화장실 및 샤워실을 여성용, 남성용으로 나누어 2곳을 추가하였다.
술암제는 지금도 달성 배씨 청정공파 후손의 제각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재와 토벽 등은 대부분 건축 당시의 것으로 원형의 보존과 유지에 노력했고 보수도 최소한으로 한정하였다. 술암제 내부의 고가구와 공예품은 진품이다.
주변 2만평의 땅에 체험농장을 준비하였다. 2020년 핑크뮬리 정원을 오픈하자 1개월만에 3만여 명이 방문하였다. 2021년 5월 28일부터 라벤더 정원도 개방하였다.
청농원에는 만여 평이 넘는 황토밭이 있다.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를 직접 수확한다. 복분자주를 담고, 복분자 주스와 빙수를 만들 수 있다. 토마토, 수박, 참외 등의 과일과 고구마, 고추, 오이, 가지, 파프리카 등을 직접 수확, 요리하고 가져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