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11)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

2021-06-21     김교환 기자

 

오래전에 나온 미국 영화 ‘버킷리스트’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카 센터의 자동차 정비공으로 가난하지만 세 자녀와 아내와 함께 가정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온 카터(모건 프리먼)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우연히 같은 병실에 입원한다.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두 사람은 생전 처음 만나는 사이다, 카터는 성격이 온화하고 배려심 많은 친절한 성품이고, 에드워드는 급한 성격에 부인과 이혼했으며 외동딸과도 만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 .

환경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공교롭게도 둘은 암으로 시한부 생명이었으며 같은 병실을 쓰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카터의 장난삼아 써 내려간 버킷리스트(죽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에 에드워드가 몇 가지를 더 추가하여 함께 모험을 떠날 것을 제안한다.

돈이 많은 에드워드의 주선으로 스카이 다이빙하기, 몸에 문신 넣기, 히말라야 등반,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모르는 사람 돕기, 눈물이 나도록 웃어 보기 등. 시한부 생명이 아니었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을 적은 목록 하나하나를 실천해나간다. 도중에 예상치 못한 역경으로 헤어지게 되는데, 히말라야 등반과 장엄한 광경보기가 마지막 버킷리스트였던 카터의 설득으로 에드워드는 딸집으로 간다. 얼마 남지 않은 일상을 두 사람은 각각 가족과 함께 잠시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키터가 먼저 세상을 떠나지만, 3개월밖에 안 되는 두 사람의 생활이 일생을 통해 최고의 시간이었음을 느낀 에드워드는 “인생의 기쁨을 찾아 가시오. 그리고 물결 따라 흘러가도록 하시오”라고 한 카터의 마지막 부탁에 감명을 받는다. 결국 용기를 내어 딸과 손녀를 만나고, 그의 소원인 아름다운 소녀와의 키스를 어린 손녀로부터 뺨에 받는다. 얼마 후 에드워드도 세상을 떠나고 비서가 두 사람의 유골을 살아생전에 못 이룬 꿈의 히말라야산맥 정상에 묻어 줌으로써 그들의 버킷리스트가 모두 실현되고 장엄한 산 아래 광경이 펼쳐지면서 영화는 끝난다.

나는 시니어매일 신문 발간 초창기에 버킷리스트를 기획 특집으로 준비한 적이 있었다. 설문과 대면조사방법으로 40~80대까지의 행복도우미, 노인대학생 중심 300명을 대면으로 조사하고 500명 정도를 카톡과 메일의 인터넷 방식으로 조사를 했다. 노인대학생들은“지금 우리 나이가 몇인데 꿈을 적으라 하십니까?” “쓸게 없는 데요” “생각 못 해 봤어요” “이거 왜 조사합니까?”등 대다수가 관심 없는 태도였다. 답변은 여행, 공부, 운동, 봉사활동 등이었고 소수 의견으로 자서전, 황혼연애, 친구 사귀기, 맛집 순례, 가족에게 짐 안 되기, 남에게 관대 등이었다. 누구나 반드시 가야할 길이지만 죽기 싫어서인지 생각하기 싫어서인지 죽음을 전제로 한 조사에 관심 없는 태도임을 느꼈다. 만약에 본인이 시한부 생명이라면 그렇게 무덤덤할 수는 없을 것이다.

노년은 자기완성을 위해 노력해야할 절정의 시기이다. 속에 들어있는 진정한 자신을 살펴봐야 할 때이다. 그래서 자신과의 약속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꼭 하고 싶은 일의 목록(버킷리스트)을 만들자. 년 초에 연간 할 일을 계획하듯이 쉽게 생각하자.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내 마음이 끌리는 것을 우선으로 정하자. 노후에 할 일이 없음은 괴로운 일이다. 결국 리스트를 만든다는 것은 일거리를 스스로 찾는 일이다.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등에 관한 구체적인 목록을 만들고 하나하나 실천해 가는 것으로 자기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 보람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