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아 구슬땀 흘린 행복한 동문!

의성신평중동창회 지난해 이어 일손 돕기 나서 일손 부족 고향 농가 마늘 수확작업 50세 이상 전국 각지 자발적 동참

2021-06-23     권오섭 기자
마늘

지난해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구슬땀을 흘리며 고향에서 농촌봉사활동을 펼쳐 부족한 일손을 보탠 동창회가 있어 화제다.

경북 의성 신평중학교 총동창회는 지난 19일 고향에 마늘 수확을 위한 봉사활동을 가졌다. 이곳은 경북에서도 오지이며 한지마늘 생산으로 유명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참가인원이 지난해 보다 줄었지만 먹고 마실 것을 챙겨서 전국에서 50세 이상 10여 명이 함께했다.

안병환(57·6기·인천) 회장은 “농촌에서 태어나 농사일이 힘들고 진절머리가 나서 멀리하고 싶겠지만 고향의 어려움을 알고 달콤한 주말을 떨치고 한걸음에 달려와 준 동문께 감사하다”며 “어려운 발걸음인 만큼 고향에 보탬이 되는 일손이 되자”고 했다.

이곳은 예전부터 논농사와 밭농사의 복합농사를 짓고 있다. 참가자들은 어릴 때부터 몸소 체험하여 어떤 농사가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 봉사활동은 마늘수확작업이다.

가져온 짐을 풀고 인근 절골 한 농가의 마늘 수확 작업에 나섰다.

가장 힘든 농사 중에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마늘수확기가 보급되어 호미나 괭이를 이용하지 않아 일손을 줄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마늘수확기를 부착한 경운기가 논에서 마늘을 뜨고 지나가면 마늘 한 알 한 알에 묻은 흙을 털며 가지런히 모으는 작업을 한다,

햇볕이 내리쬐고 그늘도 없는 논밭에서 쪼그리고 앉아 양손을 쉼 없이 놀려야 한다. 짧은 시간에 있는 힘을 다 써야 한다. 허리, 어깨, 다리가 아프고, 피부는 검게 타며 코와 목 안까지 흙먼지로 가득하다. 마늘 수확을 직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함부로 할 용기가 나지 않는 고된 노동이다.

점심시간이 되어 어느 정도 수확하고 캠프인 면민회관에서 동문들이 준비한 식사를 먹고, 오후에는 트럭을 타고 아직 논밭에서 마늘 건조실로 옮기지 못한 집들의 마늘수확 일을 도우며 올해 농활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했다.

마늘에

김상규(56·7기.경북 의성) 농활팀장은 “올해는 돈을 준다고 해도 일손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코로나에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활동을 해주어 면민들을 대신해 너무 고맙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태어나고 함께했던 고향이기에 모두가 순수하다. 세대가 좀 늦고 빠를 뿐 어느 동네 누구 집 자식이라는 것도 금방 알아보는 곳이 고향이다. 그래서 함부로 언행을 하지 못한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기에 그 어려움의 시련에 대한 고마움과 추억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들의 고향이고 마음속에 늘 그리움이 함께한다.

“함께한 행복 농활” 최광호(55·8기.대구) 사무국장이 전하는 마늘 수확 방법이다.

첫째 양손에 한 움큼씩 마늘대를 잡고 한곳으로 모아 1차로 땅에 툭툭 쳐 높이를 맞춘다.

둘째 다시 반으로 나눠 양손에 잡고 뿌리가 서로 마주 보게 부딪히며 툭툭툭.. 조심스럽게 흙을 털어 낸다.

셋째 흙을 털어낸 양손의 마늘은 한 군데로 모아 2차로 다시 땅바닥에 툭툭 쳐 높이를 같게 맞춘다.

넷째 엉덩이 뒤쪽에 햇볕과 바람에 잘 건조가 되도록 줄을 맞춰 가지런히 한 방향으로 땅바닥에 놓는다.

이렇게 해야 마늘을 묶을 때 쉽다. 묶어서 집안 건조실에 매달아 씨 마늘로 쓰거나 가격이 맞으면 판매한다. 마늘에 붙은 흙을 털어 내기 위해 마늘과 마늘을 너무 힘차게 부딪히면 마늘에 상처가 나게 되어 쉽게 썩게 된다.

신평중학교(경북 의성군 신평면 중율리 550)는 1971년 1월 29일 설립하여 2007년 2월 22일까지 경북 의성군 신평면의 신평·중율초등학교, 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화남·신성초등학교 등 4개 초등학교 졸업생 중 2천254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으며, 농촌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