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52) 우리에게 너무 늦은 시간은 없다
작가이자 번역가인 김욱 작가는 아흔이 넘어서도 어쩌면 이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정리해야 하는 나이지만 현역으로 활동하여 노년 세대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언론계 최일선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은퇴 후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자 전원생활을 시작했으나, 잘못된 빚보증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남의 집 묘막사리까지 해가며 입에 풀칠한 세월도 있었다.
인생 후반부에 인문, 사회,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탐독하며 사유의 폭을 넓히는 삶으로 200여 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으며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낼 정도로 유명한 번역 작가가 되었다. 아흔의 나이로 현역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일흔의 나이에 신인이었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 나이 일흔에 무일푼이 된 처지는 누구라도 좌절하고 포기할만한 상황이지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단단히 붙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어떤 좌절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돈 6달러를 가지고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29살의 청년이 열심히 노력한 덕에 부자가 되었고, 77세가 되어 은퇴하고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한 봉사 요원이 그림을 그릴 것을 제안했고, 여든한 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 노인이 '해리 리버만'이다.
그는 백 한 살에 스물두 번째 개인전을 열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 103세가 되어 세상을 떠나 우리에게 ‘너무 늦은 시간은 없다’란 좋은 교훈을 남겼다. 소개한 두 사례는 시니어들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고 했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새로운 일을 시도할 흥미가 없어서 등 이런저런 핑계는 우리 인생에서 찾아오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일이 있어야한다.
수입이 있고 없고에 상관 말고 내 인생이 귀하니까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을 놓치면 인생은 끝나는 것이다. 일을 찾아보자. 할 일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불행한 사람이다.
취미활동을 비롯해서 문화 활동, 종교 활동, 봉사 활동 등 찾아보면 얼마든지 일은 있다. 그런데 일은 오직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도 생각해보자. 평생 닦은 능력과 재능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면 정신 건강과 함께 적극적 삶이 되고 젊게 살 수 있어서 더욱 보람된 일일 것이다. 누군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삶의 새로운 의미부여가 된다. 대접받으려고만 말고 스스로 뭔가 보탬 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자. 남을 돕기 위해 시작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행복해 지는 길이다. 그래도 시간이 있다면 뭐든지 자꾸 배우자. 세상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삶을 위해 배우고 익혀야 될 일도 너무 많다. 오늘날 세상은 지식이 정보 활용 능력이다. 각자의 인생은행에 시간이 얼마나 저축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확실한건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그럴수록 더욱 소중한 것이 시간이다. 누구나 보람된 인생으로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진정 성공적인 삶은 성공을 위해 끝까지 시도하는 용감한 사람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