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독특한 모양과 색깔로 시선을 끄는 엉겅퀴

자줏빛으로 미소 짓다

2022-06-15     장성희 기자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6월, 함께 기세를 올리고 있는 풀을 뽑느라고 바쁘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로 작물도 싱싱함을 자랑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풀도 기승을 부린다. 어떤 잡초든 밭으로 들어오지만 않으면 그런대로 봐 줄만 한데 만사가 내 바람 대로 되지 않는다. 풀을 뽑다가 시선이 마주친 밭가의 꽃이 있다. 바로 독특한 모양을 지닌 엉겅퀴다.

곱게

 

엉겅퀴는 자주색 꽃을 단 꽃대를 하나 둘 올렸는데 바람이 좋은지 신나게 춤을 춘다. 피를 엉키게 하는 약효가 있다고 하여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장미처럼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무엇이 그리 두려운지 뾰족한 가시로 중무장을 한 채 근접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처음 보면 딱히 정감이 가는 꽃은 아니다. 하지만 찬찬히,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묘한 매력과 함께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총포 속에 수백 개의 통꽃을 밀어 올려 한 송이의 자줏빛 꽃을 만들고 그런 송이들을 한 군데에 모아 시선을 끈다. 보기에는 화려한 꽃들에 비해서 뒤쳐질지 모르지만 눈에 띄는 색상과 독특한 모양이 매혹적이다. 엉겅퀴를 보고 있으니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특징이 있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줏빛 아름다움을 간직한 엉겅퀴가 손은 대지 못하게 해도 미소는 살짝 지어준다.

엉겅퀴의

 

풀 뽑느라 지친 몸을 엉겅퀴가 위로해줄 줄은 알지 못했다. 밭으로 들어오지 않고 밭가에서 보초 서듯 줄지어 서 있는 엉겅퀴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