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13) 편견과 선입견이 꼰대로 만든다
여우가 자기 생일을 맞아 맛있는 음식을 한상 차려놓고 두루미를 초청한다. 음식들은 모두 납작하고 예쁜 접시에 담겨져 있다. 여우는 맛있는 음식을 혀로 핥아 먹으면서 두루미에게 권하지만 두루미는 긴 주둥이로 접시에 얇게 담긴 음식을 먹지 못해 그냥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다.
해님이 어느 날 달님에게 말한다.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그렇게 바빠서 저리도 분주하게 움직일까요? 달님은 아니 내 보기엔 잠만 자는 데요 하면서 해님에게 나뭇잎을 보라고 한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얼마나 예쁩니까? 해님은 아니 그냥 푸르기만 한데요? 이때 지나가던 바람이 말한다. 해님과 달님의 말이 다 맞네요. 해님은 낮에 본 사람들의 모습이고 달님은 밤에 본 나뭇잎의 모습이기 때문이랍니다.
우리는 흔히 대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을 편견이라 하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한다. 일어난 상황에 대해 미리 잘못된 방향으로 자기 생각을 굳혀놓고 현상을 해석하려고 한다. 또한 우리는 살면서 경험에 의해 쌓인 지식이 자기만의 생각으로 어떤 현상을 볼 때 미리 마음속에 들어와서 굳어진 생각인 선입견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 마치 고집불통의 어른들이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고정관념 역시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하여 흔들리지 않는 관념인데 세 가지의 경우는 엄격히 구분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편견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기와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을 배척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면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양보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편견을 비난하면서도 누구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편견이나 선입견은 사실도 진실도 아닌 한 사람 또는 특정 집단의 생각일 뿐이다.
우리 모두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어제 유용하던 지식이 오늘 무용지물이 되는 변화가 빠른 정보사회다, 그래서 누가 더 빨리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활용하느냐의 경쟁이다. 따라서 젊은이들로부터 불통이요 꼰대가 되기 전에 스스로 젊은이들과 소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로 남의 모르는 사실에 대해 잘난 체 하고 비판이나 비방을 하지 말자. 내가 무언가를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잘못이나 무지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때도 있다.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볼 일이다.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자기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을 멸시하고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자기말의 합리화를 위해 너무 우기지 말자. 누구나 부족함이 있고 실수도 있다. 또한 누구나 믿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속성도 있다. 흔히들 상식이란 말을 많이 쓰지만 그 상식이 내 자신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닌지 살펴보자. 시대의 변화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도 그 기준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정상과 비정상의 절대적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대 이 사회에 발맞춰 내 생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 우리말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말이 있다. 사랑과 이해와 관용이 담긴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이다. 육체의 눈은 나이가 들수록 어두워지지만 마음의 눈은 얼마든지 밝게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