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불국사 겹벚꽃 군락지, 봄날은 간다
2023-04-24 박미정 기자
부끄러워라
내가 쓰는 글들은
아직 썩어 가는 세상의
방부제가 되지 못하고
내가 흘린 눈물은
아직 고통받는 이들의
진통제가 되지 못하네
돌아보면 오십 평생
파지만 가득하고
아뿔사
또 한 해
어느 새 유채꽃 한 바가지 짊어지고
저기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봄날이여
(봄날은 간다, 이외수)
23일 경주 불국사 겹벚꽃 군락지에 꽃잎이 하르르 바람에 날린다. 때 늦은 벚꽃 나들이에 나온 방문객들이 꽃잎이 쌓인 잔디밭에 앉아 가는 봄을 아쉬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