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며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 환경을 지키는 열 마디 말보다 관심과 실천이 중요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던 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양산 통도사로 가벼운 여행을 다녀왔다. 통도사 입구에서부터 1.6㎞에 이르는 긴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에 흠뻑 취해보았다. 오랜만에 듣는 활기찬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에 우리들의 대화가 방해를 받는 것도 좋았다.
이쯤 되니,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날씨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사람이 환경을 지키지 못해 지구가 이렇게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라는 자책어린 대화였다. 올 들어 유난히 변덕스런 날씨에 적응하느라 가정에서는 두 계절의 옷을 준비해놓고, 하루하루 기상상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침저녁 일교차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사이에 10도 이상의 기온 차이가 벌어지는 것도 빈번한 현상이 돼버렸으니 어쩔 것인가.
엘리뇨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접하고 있다.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는 것이 라니냐 현상이라면, 엘리뇨는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한다. 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의 온도 역시 높아지고, 증발하는 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회오리를 일으켜 태풍이라는 자연재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올여름 혹독한 무더위와 잦은 태풍이 예상된다고도 한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이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UNEP)'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6월 5일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했으며, 1997년에는 서울에서 UNEP 주최의 '세계 환경의 날'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세계가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50년이 넘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동안 인간 생활은 경제성장과 산업의 발달로 점점 편리해지고, 드론과 인공지능 등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간편 식품 개발과 배달산업의 확장 등으로 비닐류와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환경을 위해 ‘자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캠페인성 구호는 이제 더 이상 힘을 잃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대중교통 이용과 폐기물 분리배출, 에너지 절약, 나무심기 등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자가용은 점점 많아지고, 더위나 추위를 참고 견디기보다는 쉽고 편리한 냉난방기 사용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이 현실이다.
폐기물 분리배출도, 여러 종류의 물질이 혼합된 제품을 제대로 배출하기는 어렵다. 우산의 경우 철제인 살과 플라스틱 손잡이와 천을 각각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흡연자들의 필수품인 라이터도 불꽃을 견디는 금속과 플라스틱이 혼합돼 있다. 분리하기는 번거롭고, 종량제봉투에 넣기는 마음이 불편하다.
환경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환경의 날’, 산업의 발달로 편리함에 익숙해진 인류에게 불편함을 강조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환경을 살리기 위한 열 마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정계층만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어디서나 가까운 것부터 하나씩 관심을 갖고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