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억새 일렁이는 대명유수지, 방문객들 몰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장관 이루어

2023-10-24     박미정 기자
은빛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 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이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러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가을 억새, 정일근)

억새가

 

22일 대구 달성습지 대명유수지에 억새꽃을 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19년 맹꽁이 서식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생태탐방로를 설치하여 습지 중간에 데크길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지역에 자리한 총 면적 약 60만 5천평의 하천 습지이다.

억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