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적천사(磧川寺) '부부 은행나무 전설과 유주(乳柱)'
-오래된 은행나무에만 자라는 유주는 일종의 뿌리이다. -사찰 입구 부부은행나무 수령만 800년이 넘는다 한다.
2020-03-23 김상현(강민) 기자
갑갑했던 긴 겨울이 가고 산사의 봄도 어김없이 찾아 왔다. 도심을 떠나 산책이라도 하고 싶은 계절이다. 조용한 사색을 즐기며 걷고 싶은 곳이 산중의 사찰이 아닌가 싶다. 대구에서 가까운 청도 적천사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오래된 사찰이다. 청도에서 밀양 쪽 지방도 우측 좁은 산길을 오르는 드라이브 산책길도 제격이고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복숭아 꽃밭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도 한다.
적천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게 은행나무 두 그루이다. 수령이 넉넉잡아 800년이 넘는 아름드리 은행나무는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 제402호이다. 전설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창건한 적천사는 임진왜란 등 고난의 역사를 겪으면서 1175년(고려 명종 5년) 이곳 절을 중창한 보조국사가 짚던 지팡이를 심었던 게 은행나무로 자란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
또한, 이곳 은행나무가 유명세는 타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나무 가지 형식인데 거꾸로 자라는 유주(乳柱)가 여러 개 있는데, 땅을 향한 모습이 남자의 성기를 닮았다 하여 아들을 기원하는 신혼부부가 찾는 등 민속신앙인 샤머니즘의 대상이기도 하다. 기자가 찾는 날도 한 여인이 유주를 어루만지며 주문을 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