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시 르포] 휴스턴 4- NASA 존슨 우주 센터
- 인류 최초 달에 발을 딛은 역사의 현장 속으로 - NASA(미항공우주국) 미션 통제 및 우주 비행사 훈련 센터 - 우주인과 관련된 모든 연구와 비행 업무 관리 - 한인 과학자 김경재 박사 인터뷰
1969년 7월 20일!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인간에게는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입니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 날, 위와 같은 오래도록 기억될 명언을 남기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와 버즈 올드린과 함께 세 명이 같이 타고 갔다. 아폴로 11호의 주 목적은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John F. Kennedy)가 1961년 5월 25일 세운, 승무원 달 착륙과 지구 귀환이란 국가 목표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아폴로란 이름은 1961년부터 1972년까지 NASA의 주도로 이루어진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의미하지만, 보통 인공 위성 이름으로 아폴로 11호라 부른다.
1969년 7월 16일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새턴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은 나흘 후인 20일 달에 내렸다. NASA의 5번째 아폴로 프로그램 유인 우주선 임무였다. 닐 암스트롱이 내린 얼마 후 버즈 올드린도 달에 발을 디뎠다. 비행사 마이클 콜린스는 달 궤도를 돌고 있었다. 우리는 제일 먼저 달에 내린 닐 암스트롱의 이름만 기억할 뿐, 버즈 올드린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케네디 우주 센터란 이름은 린든 B. 존슨이 제 36대 대통령이 된 후, 케네디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그 이름을 갖게 만들었다.)
아폴로 11호에 탔던 세 명의 승무원이다.
아래 사진은 존슨 우주 센터에 전시된 달 표면 모형을 보여준다. 존슨 우주 센터란 이름은 NASA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텍사스 출신 제 36대 대통령인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의 이름을 딴 것이다. 케네디가 대통령일 때 부통령을 지냈으며, 케네디 뒤를 이어 다음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 우주 탐사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던 아폴로 11호를 통제했던 당시의 관제 센터는 현재 관람객들을 위하여 공개하고 있다.
관제 센터를 방문했을 때,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과의 실제 교신과 당시의 관제 과정을 모니터를 통하여 그대로 재현하여 보여주었다. 이 오디오 기록에는 선장 암스트롱, 사령선 조종사 콜린스 그리고 달 착륙선 조종사 올드린의 목소리와 지상관제센터 근무자의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있었다. 대화 내용 일부를 번역 소개한다.
“로저, 잡았어. 우리가 해결하고 있어.”
“휴스턴, 여기는 트랜퀼리티 기지다. 이글이 방금 막 (달 표면에) 착륙했다.”
“여기(지상관제센터) 새파랗게 질려서 숨이 멎을 뻔한 사람들, 이제서야 다시 숨 쉬고 있다.”
트랜퀼리티(평온)란 아폴로 11호 착륙 모듈인 이글이 내린 달 기지를 말한다. '휴스턴'이란 호출은 존슨 우주 센터를 나타낸다. 대화에서 보듯이 모든 사람들이 착륙선의 달 착륙을 극도의 긴장상태에서 보았고, 착륙이 성공하는 순간 모두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55년 전 당시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느낌이었다. 관제 센터 현장에는 담배 꽁초가 수북하게 재털이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담배 꽁초에서 당시 근무자의 긴장감이 연상됐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우주 개발 비전에 대한 명 연설로 우주 개발에 대한 강력하고 위대한 리더라는 인식을 갇게 되었다. 대통령의 사진 오른 쪽에 있는 영어 문구는 우주 개발 역사에서 신화처럼 평가되는 연설문의 일부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사진 오른편에 있는 영어 문구를 그대로 옮겨본다. 이 연설은 미국 우주 개발 노력 의지를 보여주는, 1962년 9월 12일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대학교에서 행한 연설문의 일부이다.
"We choose to go to the moon. 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and do the other things, not because they are easy, but because they are hard, because that goal will serve to organize and measure the best of our energies and skills, because that challenge is one that we are willing to accept.”
(우리는 달에 가기로 선택합니다. 십년 안에 달에 가기로 선택하고 다른 것들을 해내려 합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선택합니다. 그 목표는 우리의 최고의 에너지와 기술을 조직하고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그 도전은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가 된 도전입니다.)
아폴로 11호의 성공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연설에서 했던 말대로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의 달 착륙이 실현됐다. 그러나 케네디는 라이스 대학에서 연설한 1962년 이듬해인 1963년 11월 미국 달라스에서 오스 왈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그를 이어 존슨 대통령이 아폴로 계획을 이어 받았고, 37대 대통령으로 리차드 닉슨이 1969년 1월 취임했다. 그래서 아폴로 11호 달착륙 때에는 닉슨 대통령이 조종사와 축하 통화를 했으며, 관제 센터에서 당시의 통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 사진은 아폴로 11호 달 탐사선을 싣고 갔던 새턴 5호 발사체이다. 로켓의 총 길이는 110.6m로 알려져 있다. 바로 눈 앞에서 보니 크기가 어마어마 했다. 이 거대한 쇳 덩어리가 어떻게 하늘로 치 솟을 수 있었을까 쉽게 이해되지 않을 뿐이었다. 실제로 발사된 로켓 중에서 가장 큰 추력을 가진 로켓이라 알려져 있다. 3단 로켓인 새턴 5호는 3단 상부에 사령선-기계선-달착륙선 모듈이 있는 구조이다. 달에 최초로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 모듈 이름은 이글(Eagle)이라 지어졌다.
존슨 우주 센터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눈에 띤 것은 우주 왕복선(space shuttle)이었다. 30년에 걸쳐 135번의 임무 수행을 하는 동안 852번 날았다고 한다. 1981년부터 2011년까지 저궤도 (보통 지구 표면에서 200 ~ 2,000 km) 우주선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우주비행사와 짐들을 궤도로 데려주고 데려오는 임무를 수행했다.
다음 사진은 2022년 11월 아르메티스 (Armetis) 시험 비행을 위한 오리온 위성 발사 시스템의 모습이다.
아르메티스는 NASA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의 하나로, 다음 목표는 달로 인간을 다시 보내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인 아르메티스에서 따왔다.
아래 사진은 우주 정거장 모형에서 사람이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폴로 계획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패한 미션과 희생자도 있었지만 큰 성과를 얻었다. 냉전 체계에서 미국이 종주국이 되도록 만들었고, 축적된 우주과학기술을 통하여 인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미국이 오늘과 같은 기술 패권국이 되도록 하는 초석을 만들었다 볼 수 있겠다.
윤석열 대통령도 작년 4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문샷 정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NASA와 KASA(한국우주항공청) 간의 우주과학 분야 연대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
케네디의 유명한 취임 연설을 생각하며 존슨 우주 센터 방문을 마무리했다.
"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 보십시오.)
▶ 한인 과학자 김경재 박사 인터뷰
- 한국을 떠나 NASA에 일하게 된 특별한 동기라도 있나요?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사람의 건강 문제를 실제적으로 돕는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당시 물리치료 프로그램으로 선두 그룹에 있는 마이애미 대학에서 웨어러블(wearable) 센서를 사용해 절단환자 및 운동선수들의 수술 후 재활을 돕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포스터 닥터(postdoc)을 채용 중이라 지원했고, 5년간 좋은 연구 성과와 실적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발판이 되어 존스홉킨스 의대와 NASA가 진행하는 공동 연구에 참여하여, 미세 중력 모사 훈련에 따른 동작 변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저의 연구에 큰 관심을 보인 NASA 연구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고, 인터뷰 후 이직하여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에서 우주인 대상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NASA에서 일하게 될 거라고 단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어렵지만 이를 즐겁게 하다보니 길이 열리게 된 것 같습니다.
- 현재 주로 하시는 업무는?
우주인의 건강과 능력 평가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주인이 달과 화성에서 실제 탐사를 진행할 때 다양한 탐사 환경에 따라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추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구조의 탐사 우주복 착용으로 인한 부상 위험을 미리 예측하는 것 또한 중요한 관심 분야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우주인들의 건강과 능력 평가에 중요한 도구로 사용이 되고 있고,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존슨우주센터의 센터장님으로부터 혁신연구자상을 수여하였습니다.
- Johnson과 플로리다에 있는 우주 센터의 미션 차이는 무엇인가요?
NASA는 헤드쿼터를 포함하여 총 10여 개의 센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센터별로 미션과 연구 주제 및 대상이 다릅니다. 그 중 플로리다의 케이프 캐네브럴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는 무인/유인로켓과 우주선의 최종조립과 발사를 주 업무로 진행하고, 텍사스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는 우주인과 관련된 모든 연구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복, 우주인 탐사/훈련/평가, 운동기구, 월면차, 달착륙선, 오리온우주캡슐, 우주식량, 국제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등이 있습니다. 케네디 센터에서 발사 과정을 마치면 이후 우주인과의 교신은 존슨센터에서 인계하여 담당합니다. 발사를 케이프 캐네브럴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여행 중 우주인들이 “휴스턴 휴스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NASA의 향후 인공 발사 계획이 있으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NASA의 모든 인공위성 및 로켓 발사 계획을 알진 못하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존슨센터의 가장 큰 당면 미션은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입니다. 아르테미스를 통해 달에 첫 여성 우주인과 유색인종 남성 우주인이 달에 다시 발을 딛게 될 것이고 이번엔 단순 방문이 아닌 달에 거주하는 것을 목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달 주위에 게이트웨이를 건설하고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아르테미스 우주인들은 최초로 물이 얼음 형태로 매장되어 있는 달의 남극 지역을 탐사하게 될 것이고 이후 달은 화성 탐사를 포함하여 심우주 개척에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 한국 우주청 개소에 즈음하여 하실 말씀이 있으면.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발사체, 로켓, 위성 등의 무인 사업에 국한되어 있지만 우주산업 7대 강국으로 향후 유인 우주 프로그램에도 적극 투자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우주인을 달에 보낼 그날을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김경재 박사 프로필
- 현재 NASA 존슨우주센터 엔지니어(2019- 현재)
-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 한양대 공학박사(신호처리 분야)
- 미국 마이애미 의과대학 물리치료학부 포스터 닥터 과정 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