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78) 자가진단으로 만드는 건강 염려증

2024-09-12     김교환 기자
명상을

 

우리는 누구나 처음 늙어보기 때문에 노화와 질병의 구별이 애매하다.실제로 늙어가는 것과 아픈 것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나이들면 숨이 차고 기침이 자주 나고 음식도 조금 과하면 부대끼기 마련이다. 인지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뇌기능 저하와 대소변의 빈도가 높아짐이 노화에 의한 자연현상일 수 있다. 그래도 노인들은 질병이라 믿고 싶고 병원치료를 받으면 정상인처럼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평생 의로비의 70%가 노년에, 연평균 외래 진료가 15,7회로 세계 1위라는 통계가 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몸의 문제도 많아지고 따라서 복용해야 할 약의 수도 다양하고 많아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은 메디컬리제이션(medicalization)이라는 언어로 표현 된다. 모든 증상을 치료대상이라 생각하며 환자로 살아가는 모습의 심리학적 용어다. 이는 자가진단에 의한 의료 처치화 경향으로 몸에 작은 이상만 생겨도 무슨 심각한 병이 아닌가 의심하고 병원을 찾기 시작해서 병원 순례를 한다. 배가 더부룩하다, 기침을 자주 한다, 눈이 시리고 침침하다,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등 다양한 호소가 쏟아진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찾게 되지만, 시원한 효과는 없고 검사만 자꾸 늘어나며 결국 가벼운 신체 이상까지도 질병으로 여기고 의사를 찾는 사람이 된다.

오늘날 의사들은 전문화되어 자기 분야 문제만 다루게 되어 있다. 노인들은 복합적 증상으로 자연 여러 분야 의사들을 찾게 되고 여러 종류의 약 처방을 받게 되며 결국 하루에 복용해야 할 약은 갈수록 많아진다. 그래도 가능한 고가의 최신의학적 검사를 총동원하며 큰 병원, 유명의사만 찾아 고통과 불편완화를 위한 치료와 처방을 받으려 애쓴다. 늙으면 약물 대사 및 신장의 배설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10종 이상 지속적인 다제 복용은 좋지 않다. 그래도 무작정 환자로서의 치료약 요구는 진통제 등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고 이때 약물 간의 상호작용으로 피해를 받는 경우도 생긴다. 해결방법은 노화에 의한 불편과 고통도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기대로 지나친 병, 의원방문이 문제다. 무모한 약의 복용이나 건강 보조 식품은 오히려 몸을 그르칠 수도 있다. 의사들도 노화에 의한 기능상의 불편을 알면서도 환자의 요구에 어쩔 수 없어 지나친 검사와 과도한 치료 및 약 처방은 피해야 한다.

건강의 비중에서 음식과 운동이 20%라면 마음 관리가 80%라는 연구발표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에너지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화, 슬픔, 불안, 공포, 증오, 미움 등과 같이 마음이 부정적인 감정에 쌓였을 때 인체에는 매우 강력한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자신이 만든 독은 그대로 몸속에 축적되며 그 독성 물질이 몸속을 돌다가 약한 부위에서 각종 변이를 일으켜 다양한 질병을 양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변화는 곧 그대로 몸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몸의 치료는 먼저 마음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동의보감 저자 허준 선생도 병의 치료 이전에 마음 다스림이 먼저이며 “마음이 산란하면 병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면 있던 병도 저절로 좋아진다.”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 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