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는 새벽 하늘이 불타는 듯 붉다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가 밤새 울고 산허리 자드락길로는 개옻나무 자지러지고

2024-09-20     이원선 기자
범어동

부윰한 새벽녘의 동쪽 하늘이 지독한 산고로 벌겋게 물들어서 화려하다.

여름이 빨갛게 익어서 왔다면 가을은 붉은색으로 벌겋게 물들이면서 오는가 보다.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가 밤새 울고, 파랗던 사과는 어느새 붉게 뺨을 밝히고, 새파랗던 고추도 주렁주렁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열기로 이글거리는 마천루의 아파트를 식히고, 푸름을 자랑하는 가로수 위로 심술을 부려 자꾸만 내려놓는다. 여름이 기세가 한풀 숨을 죽였다. 오늘이 깜박이면 내일, 내일이면 완연한 가을 날씨란 일기정보다.

장롱에서 옷을 갈아입듯 이제 산하도 계절에 맞게 변해가리라! 들판은 노랗게, 산허리 자드락길로 개옻나무 자지러져 붉은 점으로 수를 놓으리라! 하루가 다르게 가을로 성큼 다가서리라! 설악산 대청봉으로부터 

“오~메! 단풍 들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