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욕, 뉴욕(4)...못 본 곳과 못다한 이야기
- 뉴욕 증권 거래소와 황소상 -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인 트리니티 교회 - 연필처럼 뾰족한 펜슬 빌딩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카네기 홀, 하이 라인 - 브루크린 대교에서 뉴욕 마천루를 다시 바라본다
뉴욕 증권 거래소
세계 금융 중심인 뉴욕 증권거래소(NYSE: New York Stock Exchange)는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 거래소이다. 1792년에 설립된 후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증권 거래소이며, 미국 및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상장되어 있다.
전통적인 공개 입찰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던 곳이지만, 현재는 전산화된 거래 시스템과 함께 운영된다. 상징적인 오프닝 벨과 클로징 벨은 전 세계적으로 생중계되며, 매일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지켜본다.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건물은 국가 역사 랜드마크로 지정되었으며, 증권 거래뿐 아니라 뉴욕 금융의 상징적 역할을 한다. 글로벌 경제의 변화와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서, 전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황소상
월스트리트의 황소상은 힘과 번영을 보여준다. 뉴욕 증권거래소 근처 볼링 그린 공원에 위치한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은 월스트리트의 상징적인 조각상이다. 이탈리아 출신 예술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Arturo Di Modica)가 1989년에 설치한 이 동상은 금융 시장의 힘, 공격성, 번영을 나타낸다.
높이 약 3.4미터, 무게 3.2톤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황소상은 뉴욕 금융 지구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다. 황소의 역동적인 자세는 주식 시장에서 상승장을 의미하는 '황소장(bull market)'을 뜻하며, 경제 성장과 활기를 나타낸다.
처음에 무단으로 설치된 이 조각상은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볼링 그린 공원에 정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황소의 뿔이나 코를 만지며 행운을 기원하는 풍경도 이채롭다.
만지는 부위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 관광객들은 황소의 뿔이나 머리를 만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힘과 성공을 상징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에 여성 관광객들은 황소의 뒷부분, 특히 꼬리나 생식기를 만지는데, 이는 행운이나 번영을 기원하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행동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문화적 현상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각자 나름의 해석을 담아 황소의 특정 부위를 만지기도 한다. 황소상의 만져진 부위는 사람들이 자주 손을 대어 반들반들해진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기자가 찾은 날, 길게 늘어선 줄이 두 개 있었다. 남자와 여자들이 대부분 나누어 서 있었지만 간혹 줄 속에 섞여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특히, 여성들은 소 뒷부분 두 다리 사이에 들어가 특정 부위를 만지며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게 인상적으로 보였다.
트리니티 교회
뉴욕의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는 월스트리트 인근에 위치한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성당으로, 미국 성공회에 속한다. 1697년에 설립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로, 미국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현재의 고딕 양식의 건물은 1846년에 완성된 세 번째 버전으로, 건축가 리처드 업존(Richard Upjohn)에 의해 설계됐다. 당시에는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며, 웅장한 건축 양식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트리니티 교회의 첨탑은 특히 금융 지구의 현대적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보였다.
교회 내부는 고딕 건축 양식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스테인드 글라스 창과 섬세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또한 트리니티 교회는 뉴욕의 금융가인 월스트리트와 가까운 만큼, 미국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곳의 묘지에는 미국 독립전쟁 영웅이자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을 비롯한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안장되어 있다.
트리니티 교회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로서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펜슬 빌딩
펜슬(pencil) 빌딩이란 연필처럼 뾰족하게 생겼다는 것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뉴욕에서 펜슬 빌딩이 많이 들어서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용적률(또는 개발 권리)을 다른 부지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 때문이다. 이를 '개발권 이전(TDR: Transfer of Development Rights)'라고 한다. 이 제도는 특정 부지의 개발 권리를 다른 부지로 이전하여, 해당 부지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역사적인 건물이나 공공 공간을 보존하기 위해 개발이 제한된 부지의 용적률을 인근 부지로 이전하면, 그 부지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도시의 밀도를 조절하고, 역사적인 건물이나 공공 공간을 보호하면서도 개발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뉴욕에는 좁은 부지에 높은 펜슬 빌딩이 많이 들어선 모습이다. 맨해튼의 땅값이 매우 비싸고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좁은 부지에 최대한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초고층, 초슬림 빌딩이 선호되는 면도 있다. 건축 기술과 재료 공학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얇고 높은 구조물을 안전하게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급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빌딩들은 주로 센트럴 파크 남쪽의 '억만장자 거리(Billionaires’ Row)'에 위치해 있으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펜슬 빌딩은 좁고 높기 때문에, 상층부에서의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이는 고급 주거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뉴욕에는 최근 펜슬 빌딩이 많이 들어서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더욱 독특하고 현대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우리가 뉴욕의 마천루라 하면 제일 먼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떠 올린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이름이 가장 익숙한 마천루이기 때문이다. 1931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아르 데코 양식으로 설계되었으며, 102층 높이로 약 381미터에 달한다. 안테나 탑을 포함하면 443미터에 이른다.
이 빌딩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며, 현재는 뉴욕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86층과 102층에 있는 전망대는 뉴욕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기있는 관광 명소이다. 그러나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같은 더 높은 건물이 생겨나 예전 명성은 사라져 버린것 같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찾는 관광객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두 주인공인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만나는 장면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카네기 홀
유명 가수들이 공연하기 위해 무대에 선다는 카네기 홀을 찾아가 보았다. 카네기 홀(Carengie Hall)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공연장이다. 1891년에 개관한 이 공연장은 철강 사업가 앤드루 카네기의 후원으로 건설되었다. 외부 모습은 그리 대단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는 인상적이라고 한다. 클래식 음악과 대중 음악 모두를 위한 중요한 공연 장소로, 약 2,800석을 갖춘 아이작 스턴 메인 홀, 600석의 주디 & 아서 잔켈 홀(Judy and Arthur Zankel Hall), 250석의 리사이틀 홀(Recital Hall) 등 세 개의 주요 공연장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음향과 역사적인 중요성으로 인해 많은 음악가와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마리아 칼라스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공연을 했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프랭크 시나트라, 밥 딜런, 스티비 원더, 냇 킹 콜 등 유명한 팝스타도 이 무대에 섰다. 한국 가수로는 조용필, 패티김, 인순이, 이선희, 김범수, 임형주 등이 공연한 바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이 라인
뉴욕 '하이 라인(High Line)'은 맨해튼의 서쪽에 위치한 공원으로, 약 2km에 걸쳐 이어진 고가 도로다. 원래는 1930년대 화물 열차 선로였으나, 2009년 공식 개장하면서 꽃과 나무가 심겨진 매혹적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철도 위에 조성된 이 공원은 도시 속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녹지 공간으로, 다양한 식물과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이 라인은 첼시,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등 뉴욕의 역사 지역을 지나며, 주변에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많아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산책 코스다.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으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브루클린 대교와 덤보(DUMBO)
브루클린 대교는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다리로, 1869년에 착공 14년간의 공사 뒤 1883년에 완공된 세계 최초의 강철 현수교다. 다리 길이는 약 1.8km로, 이스트강을 가로지르며 뉴욕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다.
독일 출신 엔지니어 존 로블링(John Roebling)이 설계했으며, 고딕 양식의 탑과 철제 케이블이 특징이다. 당시 기술적으로 혁신적이었던 이 다리는 도시 간의 이동을 크게 개선했다. 보행자 전용 통로가 있어,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아름다운 스카이 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인기 있는 산책로로도 활용되고 있다.
브루클린 대교는 뉴욕의 발전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적 구조물로,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곳을 찾으며 뉴욕의 풍경을 즐긴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수 많은 인파가 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며 뉴욕의 마천루를 바라보는 풍광이 또 다른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덤보(DUMBO)는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자로,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맨해튼 다리 아래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덤보는 한때 산업지대였지만, 현재는 트렌디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덤보는 창고 건물이 갤러리, 레스토랑, 고급 주택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도시 재생 지역이다. 특히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뷰와 코블스톤(보도 블록) 거리로 유명하며, 브루클린 대교와 맨해튼 다리를 배경으로 한 멋진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예술가, 디자이너,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는 창의적인 허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브루클린 대교로 가는 접근로를 찾기 위해 맨해튼 다리 근처에서 잠시 헤맸는데 바로 그 부근이 유명한 덤보라는 지역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코리아 타운
32번가 코리아타운은 맨해튼에 위치한 한인 상가 밀집 지역으로, 32번가와 6번가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 음식점, 식료품점, 노래방, 그리고 다양한 한국 문화 관련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중심지다. 한국 음식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으로, 최근 K-팝과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한국 음악,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로 찾는 외국인이 많아졌다. 보통 식당에서 한식을 먹으려면 대구 여느 식당 가격의 4~5배 정도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국의 위상이 더 높아져 코리아 타운이 더욱 번창하길 바랄 뿐이다.
에필로그
뉴욕을 여행하면서 단순히 도시를 탐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감동과 역사를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을 경험했다. 자유의 여신상, 그라운드 제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타임스퀘어, 센트럴 파크, 브루클린 대교 등과 같은 모든 명소들은 뉴욕의 심장과 혼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들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이 도시의 정신을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은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모두에게 도전과 꿈을 상기시킨다. 우뚝 선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라운드 제로와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11 테러로부터의 회복과 재건을 상징하는 장소다. 그라운드 제로의 평화롭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웅장한 모습에서 도시의 회복력과 인내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건물이나 기념물이 아니라, 뉴욕과 미국이 겪어온 아픔과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왔다.
타임스퀘어는 뉴욕의 에너지와 활기를 체감할 수 있는 장소다. 밤이 되면 화려한 네온사인과 사람들로 가득 차는 이 거리는 도시의 역동성과 현대성을 상징하며, 세계적인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센트럴 파크는 도시의 녹색 오아시스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원의 넓은 잔디밭과 평화로운 호수, 그리고 다양한 여가 활동은 뉴욕의 복잡함 속에서도 안식을 제공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브루클린 대교는 뉴욕의 역사와 건축의 걸작이다. 다리 위를 걸으며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는 경험은, 뉴욕의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름다운 전망과 다리 위에서의 산책은 뉴욕이란 도시의 매력을 한층 깊게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었다.
뉴욕에서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역동적 도시의 감동을 가감없이 체험할 수 있었다. 각 명소는 각각 고유의 이야기와 감성을 지니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서 감동과 영감을 선사했다. 뉴욕을 떠나면서 이 도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들이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음을 깨달았다. 뉴욕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의미들을 찾아서 담아낸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2박 3일의 짧은 여정으로는 다양한 볼거리를 지닌 뉴욕을 충분히 느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나이아가라 여행때 만났던 부산에서 왔다는 여대생 자매가 떠 올랐다. 그들은 뉴욕에서 2주 정도 머무른다 했다. 공연도 보고 뉴욕의 '찐 문화'를 즐기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자 같았다.
기자는 알래스카와 하와이의 긴 여정이 아직 남아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뉴욕을 서둘러 떠날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 존 에프 케네디(JFK) 공항에서 알래스카 앵커리지 행 비행기를 타야했다. 짐을 정리하고 잠을 청했다.
뉴욕 밤하늘에 뜨는 달은 전혀 새로운 느낌이다.
If you get caught between the Moon and New York City
The best that you can do ...
The best that you can do is fall in love.
달과 뉴욕사이에 갇혀 있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1981년 개봉작 영화 미스터 아더(Arthur) 테마곡을 떠올리며 꿈나라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