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3)...설산과 빙하,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다

- 마타누스카 육지 대 빙하 - 툰드라 지역의 나무 - 송유관 파이프 - 탐슨 패스의 절경

2024-10-17     전용희 기자

마타누스카 육지 대 빙하

앵커리지에서 발데즈로

앵커리지를 출발하여 글렌 하이웨이를 따라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와실라였다.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와실라 개 썰매 본부를 보고 팔머 방문자 센터에 들러 팔머 지역의 역사, 예술, 문화에 관한 것을 둘러 본 후, 마타누스카 빙하(지도 중간 빨강 표시)로 향했다. 글렌날렌에서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리차드슨 고속도로를 타고 해발 약 845m의 탐슨 패스를 지나 연어 부화장 크룩크 크릭에서 연어를 보고 발데즈에 도착하는 첫 날 일정이다. 아래 지도에서 흰색 부분은 설산이나 빙하를 나타낸다. 산 사이에 흰색으로 길게 흘러내린 부분이 계곡 빙하이다.

앵커리지에서

마타누스카 육지 대 빙하

마타누스카 빙하는 앵커리지 북동쪽 약 160km떨어진 곳에 있는 육지 대 빙하다. 알래스카에 있는 십만 개의 빙하 중 가장 큰 육지 빙하이다. 마타누스카-수시트나 계곡에서 시작하여 마타누스카 강으로 흘러간다. 추가치 산맥의 계곡을 매운 빙하의 길이는 약 43km이고, 폭은 약 6.5km다.

빙하 위를 직접 걸을 수 있어, 가이드 투어나 하이킹을 통해 빙하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마타누스카 빙하는 빙하의 역사를 알아 볼 수 있는 암석, 화석, 지층, 종자 식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 빙하 학자와 지질 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빙하의 움직임과 지형 및 기후 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빙하 자체는 깊은 푸른색을 띠며, 주변의 눈 덮인 산과 협곡, 빙하가 녹아 형성된 강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자연 경관을 제공한다. 마타누스카 빙하는 알래스카의 대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마타누스카

툰드라 지역 

알래스카와 같은 툰드라 지역은 여름도 짧고 기온도 비교적 낮으며, 겨울에는 매우 춥다. 이 낮은 기온은 나무의 성장 속도를 크게 제한한다. 툰드라의 토양은 매우 얇고 영양분이 부족하다.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있어 나무 뿌리가 깊게 뻗을 수 없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다.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부는 경우가 많아, 자연적으로 키가 작아지거나 땅에 가까운 덤불 형태로 자라게 된다. 

툰드라

 

설산과 산악 빙하

한 여름인 8월에도 알래스카에서는 여전히 설산과 산악 빙하를 많이 볼 수 있다.  높은 산에는 녹지 않은 만년설과 빙하가 있어 장엄한 풍경을 선사한다. 설산은 높이에 따라 여러 개 층으로 나뉘어, 아래쪽은 녹색의 산림이, 위쪽은 새하얀 눈이 대조를 이루며 그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

버스를


알래스카에는 이름 모를 수 많은 산악 빙하를 여기 저기서 볼 수 있으며, 눈부시게 하얀 빙하가 산을 따라 흐르듯이 펼쳐져 있는 모습에 위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 마저 든다.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물줄기는 강을 이루어 세차게 흐르고, 때로는 빙하가 바다와 만나 피요르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설산과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 공원에서 바라본 설산 

렝겔

알래스카의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Wrangell-St. Elias National Park and Preserve)은 미국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으로, 그 면적이 옐로 스톤 국립공원 면적의 6배에 달한다. 광활한 자연 경관과 야생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산맥, 빙하, 강, 숲, 그리고 광활한 툰드라가 펼쳐진 곳으로, 북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세인트 엘리아스 산(높이 5,489m)과 랭겔 산맥의 랭겔 산이 있다.

공원의 자연 환경은 빙하 활동으로 인해 형성되었으며, 활발한 빙하가 여전히 존재한다. 생태계도 매우 다양하여, 큰 회색곰, 흑곰, 카리부(순록), 무스, 늑대, 그리고 다양한 조류들이 이곳에 서식하며, 알래스카 특유의 야생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기도 하며, 캐나다의 클루앤 국립공원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국경을 넘는 생태계 보호 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알래스카 송유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Trans-Alaska Pipeline System, TAPS)은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 중 하나로, 알래스카 북부의 프루도(Prudhoe) 만에서 남부의 발데즈 항구까지 약 1,300km을 연결하는 송유관 시스템이다. 알래스카 북극권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남쪽으로 운반하여, 미국 내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68년 프루도 만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후 1977년에 완공되었다. 송유관이 지열로 인해 지반을 녹일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송유관의 약 절반은 지면 위로 들어 올려 설치되었으며, 나머지 부분은 지하에 매립되었다. 내진 설계와 동파 방지 같은 첨단 기술의 채택은 물론, 동물 이동 경로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며,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미국 내 원유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발데즈로

탐슨 패스(Thompson Pass)

탐슨 패스는 알래스카주 남부에 위치한 험준한 산악 고개로, 워싱턴 산맥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 중 하나로 유명하다. 겨울철에는 평균 1.4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하며, 눈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발데즈에서 북동쪽으로 약 42km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리처드슨 고속도로를 따라 형성되어 있다. 해발 약 845 미터에 위치해 있다.

기후가 매우 극단적이어서 기록적으로 1952년 한 해 동안 약 25m의 눈이 내린 적이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연간 적설량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기후로 스키, 스노보드, 헬리스키(Heli-ski) 등의 동계 스포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탐슨

8월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 있는 모습이었다. 발데즈로 들어가는 날에는 쾌청한 날씨로 탐슨 패스의 모습을 똑똑히 보고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발데즈에서 페어뱅크스로 올라가는 날에는 날씨가 잔뜩 흐린 찌뿌린 날씨로 산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알래스카 가이드인 김 대장의 말 처럼, 우리가 자연을 본 것이 아니라 자연이 우리에게 잠시 보여주었다는 말이 실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