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색의 점액성물질이 덮여 있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
덥다고 반팔 옷을 입은 것이 화근이다
하늘을 가리는 빼곡한 맹종죽림 아래 손바닥만치 작은 공간을 빌어 흰 망태버섯이 흰색 레이스를 입은 처녀처럼 수줍은 모습으로 섰다. 지난 7월 11일(일)을 초복(初伏)날은 맞아 경남 진주 진주연암공대 앞에 있는 대나무 숲에서 만난 흰 망태버섯이다. 초행길이라 은근히 걱정이 앞섰지만 마침 카메라를 메고 내려오는 아주머니를 만나 “버섯이 좀 있습니까?”묻자 “입구에 몇 포기가 보이네요”내려간다. 오기는 제대로 찾아 왔다 싶었다. 산책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가 왼쪽으로 우거진 죽림에 들어서서 발아래를 살피자 흰 망태버섯이 군데군데섰다. 개중에는 이미 생명이 다한 듯 땅으로 넘어진 것도 더러 보인다.
흰 망태버섯은 대나무 숲이나 잡목아래서 주로 자생하는 버섯이다. 비가 온 다음이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아침에 피기 시작해서 점심 때 쯤 하여 시들어 버린다. 비록 하루살이 버섯이지만 버섯의 여왕이라 칭할 정도로 아름다우며 식용이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죽손(竹蓀)이라 하여 고급요리에 쓰인다. 이와는 달리 노란망태버섯은 독성이 있어서 식용이 불가능하다.
어린 버섯의 알은 지름 3~5㎝로 배색이며 문지르면 연한 자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알에서 자루가 나오면 위쪽 종모양의 균모에서 흰 그물 모양의 레이스를 닮은 망토가 펼쳐진다. 그물 망토의 자락이 펼쳐지면 지름이 10㎝이상이고 길이는 10㎝정도다. 자루의 길이는 15-18㎝이고 굵기는 2-3cm로 표면은 백색이고 매끄럽지 않다. 꼭대기는 백색의 섬세한 그물 눈 꼴이며 여기에 올리브색의 점액성물질이 덮여 있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 점액성 물질에 포자가 있어서 파리, 모기 같은 곤충 등의 몸에 붙여서 포자를 퍼뜨린다. 분포는 대나무 밭이 많은 담양에서 주로 자생하며 그 밖에도 대나무 밭이 있는 곳에서는 흔히 발견되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북아메리카지역에 분포한다.
망태버섯이 자생하는 곳은 햇볕이 잘 들지 않은 곳이라 대체적으로 습기가 많다. 따라서 각종 해충들이 꼬이는 곳이기도 하다. 한참을 버섯에 정신을 집중하는 사이 무방비로 노출된 팔뚝으로 모기 떼가 달려 든다. 덥다고 반팔 옷을 입은 것이 화근이다. 급히 모기 기피제를 가진 회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그들의 공격을 여전하다. 여름철이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밖으로 나와 팔뚝을 보자 도깨비 방망이처럼 울퉁불퉁 간지럽다. 다행히 도심의 모기보다 독성이 덜한지 우려와는 달리 쉬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