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제일 높아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것이 자살이다. 왜 스스로 죽음을 택할까. 다 문제가 있어서다. 문제없이 스스로 죽은 사람 없다. 그렇다고 죽으면 어떻게 하나. 세상 살아가면서 문제없는 사람 있는가. 다 문제가 있다. 그러면 다 죽어야 하는가. 어떤 죽음은 개죽음도 있고, 영광의 죽음도 있다. 자살은 어떠한가. '오죽하면 그러했겠나' 동정을 받기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지만, 잘 죽었다고 환호받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에서 왜 자살이 많을까. 잘 산다는 나라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죽는 자가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자살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죽하면 죽겠나마는, 살면 살 수 있는 세상이고 죽은 자만 억울하지 산 자는 산다. 그런데 왜 죽는가.
우리나라에서 자살의 특이한 유형은 사회적 저명인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죽거나 억울해서 죽는 경우다. 자기의 행위가 부끄럽고 낯 들고 살 수 없어서 죽기도 하며, 명예가 실추됨이 견딜 수 없어서 죽음을 택한다. 어디 하소연할 수 없이 분통이 터져서 스스로 죽는다. 어떤 경우든 삶보다 죽음이 나을 리는 없다. 명예가 실추됐다면 인정하고 회복하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고, 억울함은 그것을 밝혀야지 죽음으로 항변해서야 되겠는가.
유명인의 죽음 중에 제2차대전을 주도한 독일 히틀러의 자결이야 많은 사람을 죽게 했으니 자기 죽음으로 죗값을 대신했을 수도 있다. 전쟁의 원흉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현재까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저주의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런데 근자에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저명인사들을 보면 그 죽음이 미화되고 추앙·추모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족의 비리에 연관되어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자결한 전 대통령 노무현이 그렇다. 직원을 성희롱한 전 서울시장 박원순이며, 뇌물 비리와 연관된 노회찬 또한 그렇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배우 최진실의 자살도 안타까운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베르테르효과가 있다.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바로 이것이다. 앞에서 거론한 그런 사람들이 어찌해서 죽었건 그 영향은 사회 전반에 미치어 많은 사람이 자살을 하게 되는 동기 유발이 되는 것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자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지 싶다. '저런 사람도 죽는데'라는 베르테르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살은 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종교에서 자살은 저승에서도 구제받지 못하는 큰 죄인 취급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승에서 죄가 있으면 그 죗값을 받으면 되는 것이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자살은 죄악이다. 부디 바라건대,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하겠지만 특히 유명 인사들의 자살은 동경과 미화의 대상이 아닌 저주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자살률도 낮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