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따라 맛 따라] 수박껍질 냉채
[이야기 따라 맛 따라] 수박껍질 냉채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2.08.1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수박껍질
더위 먹은 데 좋은 수박
수박껍질 냉채. 노정희 기자.
수박껍질 냉채. 노정희 기자.

 

-수박껍질이 남자한테 좋다네요.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시트룰린 성분이 건강식품으로 인기라고 합니다.

-그러면 수박껍질 모아서 너희 아빠 다 드려라.

달큼한 수박 먹다가 떫은 감 씹은 얼굴이 되어서 휙 나가버리는 남편을 보며 뒤통수에 대고 한마디 던졌다.

-그만한 일로 삐치기는.

채 썬 수박껍질과 비트 조각. 노정희 기자
채 썬 수박껍질과 비트 조각. 노정희 기자

수박껍질에는 시트룰린이라는 성분이 있어 혈관 건강에 좋다고 한다. 항암에 도움을 주는 리코펜 성분은 세포 재생을 도와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니 수박껍질을 식재료로 사용함은 어떨는지.

동의보감에는 수박이 “입안 헌 것을 치료한다.”라고 한다. 수박은 서사(暑邪)를 없애고 열을 내린다고 하니, 아마 입안의 열을 식혀주는 게 아닐까. ‘서사’는 여름철 더위가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수박이 더위 먹은 데에 좋다는 의미이다.

수박의 칼륨 성분은 나트륨과 함께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고, 체내의 물과 산도 균형을 유지해주는 작용을 한다. 평상시 짠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저염식을 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수박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

정선의 '수박 훔치는 쥐'.
정선의 '수박 훔치는 쥐'.

수박은 민화에서 한 축을 차지한다. 수박의 덩굴처럼 자손이 계속 이어지고, 수박의 많은 씨처럼 자손이 번성하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수박을 훔치는 쥐’의 모습을 담은 겸재 정선의 그림이나, 신사임당의 초충도 ‘수박과 들쥐’를 보아도 예부터 친숙한 식재료가 수박임을 알 수 있다.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

수박껍질을 채 썰어 냉채를 만들었다. 오이 냉채를 만드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 비트 몇 조각 넣어 우리면 핑크 빛깔이 입맛을 당긴다.

여름 다 가기 전에 천연 비아그라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수박껍질로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