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산문집, ‘허송세월’
김훈 산문집, ‘허송세월’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4.08.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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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나남출판사 출간
김훈 '허송세월' 표지. 경북대학교 도서관
김훈 '허송세월' 표지. 경북대학교 도서관

‘칼의 노래’, ‘하얼빈’ 등의 소설로 잘 알려진 작가 김훈의 산문집 ‘허송세월’이 지난 6월 출간된 이래 계속해서 베스트셀러 가도를 달리고 있다.

작가는 일산 호숫가에서 햇볕을 쬐면서, 그리고 시원한 그늘에서 지나온 허송세월을 돌아본다. 그 속에서 잊을 수 없는 냄새와 맛, 고통과 추억을 찾아내어 재구성했다. 술과 담배, 맛과 냄새, 사람들과 자연을 여유있게 돌아보며 섬세하게 그렸다.

이윽고 그는 늙어가는 것을 즐거워하면서 독자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45편의 편지를 보낸다.

‘연필로 쓴다’ 이후 5년 만에 새 산문집 ‘허송세월’을 출간한 작가 김훈은 1948년 서울에서 소설가 김광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휘문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를 중퇴, 1973년에 한국일보에 입사해서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의 언론사를 거치면서 기자로 활동했다.

1986년 여행 에세이 ‘문학기행’, 1994년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출간하고, 2001년 스테디셀러 ‘칼의 노래’(동인 문학상 수상작)로 국민작가 반열에 오른 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한겨레신문에 '거리의 칼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제작한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가 그의 딸이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허송세월>.

‘이 술 저 술에 대해서 이처럼 수다를 떨고 있지만, 지나간 술은 술로서 작동하지 못한다. 지나간 술은 화폭 속의 산과 같다. 몸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들여다볼 수는 있다. 나는 이제 술을 마시지 못한다.’, <늙기의 즐거움, 술에 관하여>.

‘나이를 먹으니까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려져서 시간에 백내장이 낀 것처럼 사는 것도 뿌옇고 죽는 거도 뿌옇다.’, <말년>.

‘똥 냄새와 햇볕 냄새가 내 소년기의 냄새의 기층을 이루었듯이, 최루탄 냄새는 내 청년기의 지배적인 냄새였다. 군사정권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과 학생들의 시위를 최루탄으로 해산시켰다.’, <인생의 냄새>.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목록. 정신교 기자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목록(2024년 8월 셋째 주).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