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이란 것이 확률 상으로 따지면 20~30%남짓하다.
논병아리는 척삭동물로 논병아리목 논병아리과다. 깃털의 색깔은 겨울에는 갈색이며 여름에는 어두운 갈색이다. 1회에 3~6개의 알을 낳으며 무리를 지어 하천이나 호수 또는 저수지, 연못, 물웅덩이 등에 살고 있다. 주로 분포한 지역은 태평양 연안이나 아프리카 등지다.
몸길이는 약 26cm정도로 논병아리과 가운데 가장 작다. 물갈퀴가 달린 발로 길게는 1분 정도 잠수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서 먹이를 구한다. 주 먹이로는 물고기·수생곤충·연체동물·갑각류 따위의 동물성 먹이다. 대체적으로 잘 날지 못해 천적 등을 만나면 물 위를 달리며 날개를 퍼덕거린다.
대구 신천에도 논병아리가 살고 있다. 딱히 꼬집어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봉교 아래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 논병아리의 특성상 촬영이 쉽지는 않다. 개체 수도 적을뿐더러 몸집도 작은데다 원체 까다롭기도 하다. 혹시나 사람들에 의해서 해를 당할까 염려스러운지 시선이 자신들에게로 향한다 싶으면 어느새 반대편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거기에 물속으로 잠수를 시작하면 어디에서 올라올 지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간혹 큰 물고기를 잡으면 잠시 입에 물고 있지만 작은 물고기는 물안 또는 나오는 즉시 삼켜버린다. 아무래도 몸집이 작다보니 다른 경쟁자에게 빼앗길 염려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 같다.
3월 1일 6~8마리 정도의 논병아리가 물위를 헤엄치는 중에 잠수를 하는 등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다닐 곳조차 없다. 특히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2020년 3월 1일 오후 2시현재 확진자 2.569명)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집산나죽’이라고 집에 있으면 살고 밖에 나가면 죽는단다. 그렇다고 마냥 집안에 머물러 있기에는 이미 역마살이 농익은 상태다. 카메라를 둘러 매고 맨 찾은 곳이 남평문씨 세거지의 매화 개화지다. 하지만 대구 말로 날씨가 꿀무리(희끄무레)한 것이 태양 빛이 죽었다. 카메라 한번 꺼내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찾은 것이다.
1시간여 동안 녀석들의 꽁무니를 줄기차게 따라다녔다. 마스크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차기 시작했다. 거추장스러워 훌러덩 벗고는 뒤를 밟는다. 이른 아침나절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이기적으로 머릿속에서 똬리를 튼다.
그 와중에도 논병아리들의 삶에 대한 지친 여정은 계속되고 있었다. "너희들의 세계에는 ‘코로나19’는 없겠지?" 부러움 반으로 동태를 살피는 중에 눈앞으로 허깨비가 보이는 걸까? 시야에서 꼼지락거리며 놀던 논병아리가 일순간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다.
물속으로 잠수가 시작되면 논병아리의 행방을 찾아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기에 정신이 없다. 천둥벌거숭이란 말이 정 맞다. 당최 어디에서 머리를 내밀지 가늠할 수가 없다. 또한 사냥이란 것이 확률 상으로 따지면 20~30%남짓하다. 즉 열 번을 잠수하면 2~3번 정도 성공인 것이다. 그 미미한 확률 속에 먹이를 물고 오는 타이밍을 찾아하는 것이다. 그것을 실로 어렵고도 지난한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게다가 설령 물고 온다 치더라도 먼 발치에서 볼 때 입안에 물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더 가늠하기가 어렵다.
끈질기게 따라붙은 덕에 두 번에 걸쳐 녀석들의 사냥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첫 촬영치고는 꽤 성공적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가 다였다. 한 마리 두 마리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던 논병아리들은 일순간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방해꾼이 성가시기도 했겠지만 어느 정도 배를 불린 모양이었다. 그도 아니면 마스크를 벗은 모습에서 ‘코로나19’의 위기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호주머니 속에서 마스크가 손에 잡히고 안경이 뿌옇게 흐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