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일제강점기 잔재물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만들어 놓은 지하 동굴이 있다. 봉무공원 입구에서 서쪽으로 작은 개울을 따라 시멘트 포장 도로를 따라 2~300m쯤 가면 동굴 안내판이 나온다. 우리가 사는 가까운 곳에 이런 유물이 있다는 것이 매우 충격적이다.
이 동굴은 일제가 국민들을 강제 동원하여 봉무동 봉무공원 단산지 절벽을 파고 20여 기의 인공 동굴을 만들었다. 일제가 태평양 전쟁 때 동촌비행장을 수호하기 위하여 포 진지로 만든 동굴이다.
동굴을 보는 순간 단단한 바위로 된 절벽을 동굴로 뚫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였을까 숙연해진다.
동굴 입구가 스무 개이다. 그러나 동굴의 구조가 특이하다. 두 개의 동굴 입구를 뚫고 그 안에는 ㄷ자 형태로 연결하여 실제로는 열 개의 동굴이 된다.
일제가 만든 동굴진지는 제주도 송악산 등 해안에 만든 동굴은 많지만, 내륙 지방에는 봉무동 동굴을 제외하고는 흔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동굴은 근세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동굴 안에는 불을 피운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다. 몇년 전까지만 하여도 입구를 통제 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관계기관에서 동굴 보호를 위하여 철제 구조물로 출입구를 막아 놓았다. 아쉽게도 동굴 안으로 들어갈 볼 수는 없었다. 나쁜 역사도, 가슴 아픈 역사도 엄연한 우리들의 역사다. 봉무동 동굴도 잘 보존 되어 후손들에게 일제의 만행을 알려주는 사료가 되기를 기원하며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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