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대표적인 교통수단 중의 하나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처럼 이용객들이 많은 역이 있는가 하면 이용객들의 수가 적고 효율성이 낮아 일반 역에 비해 규모가 작은 역도 있다. 후자와 같은 역을 간이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800여 개의 간이역이 있다.
이 간이역들 중 네티즌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역이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위치한 화본역이다. 화본역은 청량리에서 중부 내륙지방을 남북으로 관통하여 경주역까지 총 383km의 중앙선이 지나가는 노선이다. 1936년에 완공해 1938년 여객 수요가 잦은 보통역으로 출발했다.
현재의 역사는 2011년 코레일과 군위군에서 주관한 ‘화본역 그린스테이션 사업’을 통해 1936년대 화본역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여행객들이 편리하도록 새롭게 복원했으며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시비가 건립되어 있다.(*그린스테이션: 도시의 녹색화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자)
화본역/ 박해수
꽃 진 물자리 젖꼭지 달렸네 /자다 잠깬 꽃 물든 목숨이네/ 선 자리 꽃자리
꽃 뿌리 눈물 뿌리/ 방울새 어디 서서 우나/ 배꽃 메밀꽃 메꽃
배꼽 눈 보이네/ 배꼽도 서 있네/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은 흰 겨울 눈꽃에 젖네
어머니 젖꽃 엄버니 젖꽃/ 젖꽃 실뿌리 실실실 웃는 실뿌리
오솔길 저녁 낮달로 떴네/ 어머니 삶꽃/ 젖빛으로 뜬 낮달
오솔길 꽃 진 길 가네/ 산모롱 굽이굽이 돌아/ 돌아누운 낮달 따라가네
낮달 따라 꽃 진 자리 따라가네.
화본역은 지금도 청량리와 강릉 방면의 상행 3회, 동대구와 부산방면의 하행 3회로 총 6회의 열차가 정차한다. 이 역은 농사지은 것을 기차에 실어 이웃 신녕과 영천장에 내다 파는 산성면 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역이다.
화본역에는 증기기관차 시대에 사용했던 것으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것이 몇 개 안 되는 것 중에 하나인 급수탑을 볼 수 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급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1899년부터 1968년까지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과 역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건축물이다. 화본역의 급수탑은 일제강점기 때인 1930년대 말에 지어졌다.
높이는 25m이며 내부에는 2개의 파이프 관이 있다. 이 관을 이용해 탑 상층 물탱크로 물을 끌어올리고 저장한 물을 증기기관차에 공급한다.
증기기관차의 급수 원리는
1. 낮은 곳에 있는 급수정의 물을 높이 있는 급수탑의 물탱크로 올리기 위해 펌프를 이용한다.
2. 펌프에서 공급된 물이 두 개의 관 중 하나의 관을 타고 올라간다.
3. 입수관을 지나 높은 곳에 있는 물탱크에 저장된 물은 높은 수압을 가지게 되어 펌프 없이도 아래로 강하게 흘러 나갈 수 있다.
4. 물탱크에서 배수관으로 내려오는 물은 높은 수압을 가지므로 따로 배수를 위한 펌프는 필요 없다.
5. 배수관을 지나 내려온 물은 수압에 의해 계속 흐르려 하므로 열차가 오지 않으면 밸브를 잠가야 한다.
6. 오랜 시간 주행한 열차는 많은 물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급수탑이 있는 역에 도착하면 급수탑에 저장된 물을 급수관을 통해 보충 받는다.
철로를 지나 급수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권(1,000원)을 구입해야 한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화본역, 급수탑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