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목원에서 만난 상모솔새
대구 수목원에서 만난 상모솔새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1.02.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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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모솔새는 그 이름만큼 특별한 새라 할 수 있다.
작은 몸집이지만 화려한 색상을 골고루 갖춘 아름다운 새이다.
동박새나 박새 등에 비해 여전히 거리감은 있어 보인다.
전나무 가지에 올라앉은 상모솔새가 두리번두리번 먹이를 찾고 있다. 이원선 기자
전나무 가지에 올라앉은 상모솔새가 두리번두리번 먹이를 찾고 있다. 이원선 기자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있는 대구 수목원에는 많은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다. 곤줄박이, 박새, 쇠박새, 노란진박새, 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힌둥새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중 겨울철새며 통과철새로 알려진 상모솔새는 그 이름만큼 특별한 새라 할 수 있다.

척삭동물문(Chordata) >조류강(Aves) >참새목(Passeriformes) >상모솔새과(Regulidae)상모솔새는 해마다 찾아오는 개체 수에는 큰 차이가 있다. 유럽 북부와 중부, 소아시아, 코카서스, 천산산맥, 알타이산맥, 히말라야, 중국 중부, 우수리, 사할린 등지에서 번식한다.

크기는 약 10cm 정도로 참새보다 작아 보인다. 게다가 방정맞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눈길조차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주 서식지조차 침엽수가 많은 산지다 보니 수목원 내의 소나무와 전나무가 우거진 곳이다. 짙푸른 상록수의 나뭇가지 사이에서 탁구공처럼 톡톡 튀어 다니다가 한순간 몸을 숨기면 찾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먹이를 찾아 입에 문 상모솔새가 날아오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먹이를 찾아 입에 문 상모솔새가 날아오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눈앞과 좁은 앞이마는 어두운 흰색이며 눈썹 선 위로 연결되는 부분은 검은색이다. 머리꼭대기 중앙 부분은 붉은 오렌지색이며 뒷목과 목옆은 올리브색을 띤 잿빛, 몸 아랫부분은 흰색, 몸 윗부분은 잿빛을 띤 올리브색, 부리는 검은 갈색이며 다리 또한 갈색이다. 따라서 작은 몸집이지만 화려한 색상을 골고루 갖춘 아름다운 새라할 수 있다.

작은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가지 끝에 매달려 빠르게 움직이며 먹이를 잡는다. 박새와 오목눈이 등과 어울려 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땅 위로 내려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가끔 정지비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알을 낳는 시기는 6~7월이며 알은 황색을 띤 잿빛 바탕에 엷은 황갈색의 불명확한 작은 얼룩점이 있으며 보통 5~8개 알을 낳는다. 둥지는 침엽수의 가지 끝 가까이 있는 나뭇잎 사이에 만들고 윗부분은 가지나 잎 등으로 덮여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중요 먹이로는 곤충류와 거미류, 톡토기(내구강 톡토기목에 속하는 절지동물. 몸의 크기는 0.2~10mm 정도로 작고 색깔은 다양하다)종류와 진딧물이다.

사람들이 내민 잣을 보고 날아든 곤줄박이, 사람들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아 보인다. 이원선 기자
사람들이 내민 잣을 보고 날아든 곤줄박이, 사람들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아 보인다. 이원선 기자

겨울을 지나는 동안 사람들과도 많이 친숙해진 모양이다. 이는 동박새, 박새와 등이 사람들과 나누는 교감에서 보이는 학습효과에 따른 대담한 행동 때문이라 여겨진다. 실제 곤줄박이나 박새는 사람들을 졸라 땅콩이나 잣 등의 먹이를 곧잘 받아먹는다. 이를 본 상모솔새도 사람들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따라서 사람들 내준 물 그릇에서 목을 축이고 목욕을 즐기는 등 동박새나 박새 못지않게 대담함을 선보인다. 하지만 동박새나 박새 등에 비해 여전히 거리감은 있어 보인다.

그 와중에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상모솔새 한 마리가 빽빽한 전나무가지 사이를 폴폴 날아다닌다. 그 날렵한 몸짓이 재빠르기가 한량없다. 행여 놓칠까 싶어 망원렌즈를 장착한 진사들이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니지만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어느 새 자취를 감춰버린 상모솔새, 목표물을 잃어버린 진사들의 허전하면서도 실망스러운 표정이 재미있는 겨울 한낮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