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근 그 지고지순한 사랑!
연리근 그 지고지순한 사랑!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3.05.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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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연리근 느티나무, 이원선 기자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연리근 느티나무, 이원선 기자

두륜산 대흥사(頭輪山 大興寺 :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400,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에는 사랑나무가 있다.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향해가는 오른쪽으로 5백여 년 된 느티나무 2그루가 뿌리를 얼키설키 맞붙여 다정하게 섰다. 왼쪽은 차분한 ‘음’의 형태이며, 오른쪽은 활발한 ‘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뭇사람들은 연리근이라 하여 사랑나무라 부르고 있다.

연리(蓮理)는 화목한 부부 또는 남녀 사이를 일컫는 말로써 중국 당나라 시인 백낙천의 장한가 중 “땅에서 연리지가 되기를 원했어요” 하는 시구절에서 유래하였다.

연리지(連理枝)는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을 이르는 말이고, 연리목(蓮理木)은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몸통이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을 이르는 말이며, 연리근(蓮理根)은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뿌리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데 연리지와 연리목은 그 모양을 육안으로도 식별이 능히 가능하건만 연리근은 사실상 불가능이다. 하지만 대흥사 연리근은 뿌리 일부분을 땅 위로 드러내었다. 그런 때문에 육안으로도 식별이 능히 가능하다.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연리근 느티나무, 이원선 기자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연리근 느티나무, 이원선 기자

‘삼국사기’와 ‘고려사’에도 연리목에 관한 기록이 있어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연리나무가 나타나면 희귀하고 경사스러운 길조(吉兆)로 여겨왔다. 따라서 연리나무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원하던 사랑이 이루어지고, 마음속으로 품어오던 소망(화목, 승진, 건강, 학업, 우정, 합격, 성공 등)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손에 손을 맞잡아 사랑을 이루고 싶은 연인들의 발걸음이 머물러서 떨어질 줄 모른다. 마음속으로 소망하는 마음을 양손에 모아 머리를 사뿐 주억거린다. 진정한 사랑이란 아프고, 인내하고, 베풀고, 조건 없이 희생하란 말처럼 속살을 내어주고 받아가며 부둥켜안은 연리근의 세월을 오롯이 본받아 따르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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