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페이 충전, 어르신은 어렵다
대구로페이 충전, 어르신은 어렵다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4.07.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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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화폐 대구로페이가 은행 문을 열자마자 10분도 안돼서 끝났다. 5월 6월에 이어 벌써 세번 째다. 

대구로페이 실물 사진. 안영선 기자

대구로페이는 2020년 '행복대로페이'로 출발한 지역화폐로 지난해 7월 전자결제서비스 확산에 맞춰 앱 충전식 선불카드로 전환했다. 매월 첫 날 평일 0시 15분부터 판매를 시작하는데, 젊은이들은 온라인으로 충전을 하지만 어르신들은 기기 사용이 어려워, 은행의 문이 열리길 새벽부터 은행 앞에서 기다려야한다. 오프라인 충전이 어렵다는 어르신들의 많은 항의에 대구시는 7월부터 발행금액의 10%를 오프라인 충전용으로 배정했다. 아침도 안 먹고 왔다는 김성규(범물동. 76세)씨는 지난 달도 충전을 못했는데 10분도 안 됐는데도 끝났다고 하니, 이번 7월에도 못하면 병원비와 시장 볼 돈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로페이 7월 한도 소진 안내문. 안영선 기자

대구로페이는 활인은 7%로 국비 20%와 시비 50%를 지원한다. 대구로페이 카드에 10만원 이하로 있으면 최대 3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다. 27만 9천원을 결제하면 30만원을 충전한다. 2만 1천원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있는 사람이야 그까짓 것 할지 모르겠으나 서민들에게는 큰 돈이다. 박성호(지산동. 80세)씨는 일찍 은행에 갔지만 잠 안 자고 온 사람에게 밀렸다며 서민들을 위해서 대구로페이 발행 규모를 늘려야 한다며 어떻게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대구로페이 발행을 위한 정부 예산은 지난해 보다 70%정도 깎였다. 2023년 대구로페이 총발행 규모는 4천329억원으로 이 가운데 지원된 예산은 339억원(국비 80억원, 시비221억원, 수수료38억원)이다. 2024년 발행 규모는 2천830억원으로 줄었다. 국비 예산이 57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시비도 141억원으로 감소한 탓이다. 줄어든 예산에 따라 대구시는 7월에도 발행 규모를 6월보다 줄였지만 남은 예산으로는 10월 발행을 끝으로 올해 대구로페이는 종료될 전망이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대구로페이 인기가 높아진 만큼 많은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보겠다"며 "내년 정부 예산안 반영을 앞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