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 소나무가 볼만한 곳
깎아지른 백척간두 절벽 아래 터를 잡은 문수암(경남 고성군 상리면 무선2길)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 쌍계사의 말사로 정면으로 고성 자란만 일대의 한려수도 비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천혜의 요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불전을 끼고 오른편으로 오르면 종무소와 스님이 기거하는 요사채, 법당인 대웅전이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왼편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스님들이 득도하는 독성각이 있다. 천하 절경, 일출 명소로도 유명한 문수암은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잠시나마 자신을 내려놓고 고요함과 사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사찰이다.
문수암은 창건 설화도 유명하다. 의상대사가 남해 금산으로 기도하러 가는 중 고성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꿈속에서 한 노승이 나타나 '내일 아침에는 걸인을 따라 금산 아닌 무이산으로 먼저 가라'고 말했다. 다음 날 무이산으로 향하는 걸인을 따라 산에 오르자 눈 앞에 보석 같은 수많은 섬이 반짝이었고 웅장한 바위가 나타났다. 이때 걸인이 바위 틈새를 가리키며 '저곳이 내 침소다'며 또 다른 한 걸인과 손을 잡고 사라졌다. 의상대사가 그 틈새를 살펴보자 걸인이 아닌 문수보살만 보였다. 꿈속의 노승은 관세음보살이고 두 걸인이 문수와 보현보살임을 깨달은 의상대사는 '이곳이야말로 산수도장' 이라고 예찬하면서 문수암을 세웠다고 한다. 그로부터 1300여 년이 훌쩍 지났다. 중창 및 중건의 역사는 전래되지 않지만, 현존하는 사찰은 사라호 태풍 때 건물이 일부 붕괴 된 뒤 지어진 현대식 사찰이다.
또한 문수암에서 내려다 본 인근 사찰인 보현암과 고성 자란만 일대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실감나는 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