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문화원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이색 강좌가 있어 찾아갔다. 하늘에 연을 날리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드론 교실’이다. ‘드론’(drone)은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나는 비행체로 처음에는 사격 연습의 표적이 되는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으나, 지금은 방송 촬영의 필수 장비이고 농약살포나 재난구조, 실종자 수색, 비행 경연 등 다양한 방면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올해 3년째를 맞은 청도 문화원 ‘드론 교실’ 강좌는 문화원 박윤제 원장의 특별한 관심에 의해 개설되었다. 역사학자이기도 한 박 원장은 우리의 문화 유적과 사적지를 공중에서 드론으로 촬영함으로써 건축물의 입지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서 선조들의 자연친화적인 지혜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 드론 교실 수강생들의 관심도 다양해, 청도가 농촌인 만큼 드론을 이용한 농약살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는 분이 태반이라 한다. 그 외에도 공중 촬영을 통한 산불 감시, 실종자 수색, 택배 수단 등 배우려는 관심도 다양하다. 3년째인 청도 드론 교실은 이제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드론 조종 국가자격증 취득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올해에는 드론 교실 동호회 회원 가운데 2명이 국가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이에 고무되어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최수빈(58세) 씨의 말을 들어 보자. “건축사인 남편이 설계 시 필요한 공중촬영을 위해 드론 배우기를 적극 권장했습니다. 문화원에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공부하니 비행체의 원리를 터득하게 되어 이젠 드론이란 기계를 손에서 내려놓기 싫을 정도로 재미납니다.”
이곳 청도 출신의 이승훈(30ㆍ청도읍) 강사의 수업에 임하는 자세 또한 진지하다. “연세가 지극하신 고향 어르신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성과 호기심에 오히려 제가 더 긴장이 됩니다.” 그는 먼저 수강생들에게 드론을 자체 조립하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드론의 내부 구조를 이해하고 이론 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으며, 비행 연습 중 파손된 부품을 스스로 교환할 수 있어 비용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선생님의 수강 회원들을 격려하고 실습시키는 열의도 대단하다. "올가을에는 청도의 큰 행사인 반시 축제에 회원들과 함께 축제의 생생한 모습을 입체영상으로 중계할 계획입니다."
교실 한 켠 혼자서 드론으로 공중제비(flip) 묘기를 보여주는 회원이 있어 궁금하여 드론의 가격을 물어보았다. "저희가 조립한 입문용 드론으로 5만 원 내외입니다."
드론 강좌 수강 문의: 청도 문화원 (054) 371-2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