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만 봐 왔던 프로축구경기장이 이렇게 멋진 곳일 줄 몰랐습니다. 오늘 정말 좋은 추억을 가슴에 담아 너무 기쁘고 즐겁습니다.”
경북 지역 유일한 도서지역인 울릉군 학생들이 25일 포항스틸러스 사상 처음으로 포항스틸야드를 찾아 포항스틸러스-인천유나이티드간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새로운 꿈을 키웠다.
도시나 육지 지역 학생들의 경우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등 박진감 넘치는 프로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지만 도서지역 학생들에게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울릉지역 학생들 중 일부 학생들은 방학 등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프로스포츠 관람을 하는 사례가 있지만 단체로 포항스틸러스 축구경기를 관람하려면 3시간 이상 배를 타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경기 당일 기상이 악화 될 경우 배가 운행하지 않아 포기하기 일쑤다.
실제 울릉군과 포항스틸러스는 지난해에도 학생들에게 프로축구 경기 관람 계획을 수립했지만 기상 등으로 인해 취소하는 등 그동안 수차례의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울릉군과 울릉군교육청·울릉향우회가 지난 8월 초 지역 학생들에게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자 지역 기업들과 개인들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특히 지난 30년간 울릉군과 동고동락해 왔던 대아가족이 먼저 손을 걷었다.
대아가족은 이번 1박 2일간 열리는 울릉도 학생 스포츠 체험행사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칠포파인비치호텔 숙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어 대아가족은 25일 경기 당일 포항스틸야드를 찾는 관람객들에 울릉관광여행권(5매)와 칠포재즈페스티벌 입장권(10매)를 경품을 내놓는 한편 울릉도 인근 해양에서 생산하는 울릉심층수(청아라)1500병과 부채 1500개를 나눠줬다.
또 포스코도 2대의 버스를 배차해 포항-울릉간 여객선인 씨플라워호 탑승장인 후포항-포항스틸야드간 운행을 책임지고 나섰다.
기업들과 함께 울릉군 향우회에서 나서 현포 출신 유동호 씨는 25일 학생들의 저녁 대신 햄버거와 도시락을 준비해 고향 인심을 나눴다.
이런 후의에 울릉군도 선물을 들고 나왔다.
울릉군은 울릉도 특산품인 오징어 10축과 울릉도 호박엿 10박스를 준비해 포항스틸러스 팬들에게 경품으로 나눠줬으며, 남양출신 유동호 씨는 DMZ식사권 10매를 경품으로 내놔 울릉군민과 팬들이 하나가 됐다.
포항스틸러스는 프로축구경기장을 찾은 울릉군 학생들을 위해 선수들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사인지 200장과 열쇠고리 100개·포항의 상징인 쇠돌이·쇠순이 피규어 100개 등을 선물로 나눠줘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특히 학생대표 2명은 이날 임종식 경북도교육감·김병수 울릉군수·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반성의 울릉교육장·홍정표 울릉향우회장과 함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축에 나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울릉군이 포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학생들이 프로축구 경기를 보는 건 쉽지 않은 데 대아가족과 포스코, 포항스틸러스에서 적극 협조해 준 덕에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